세계 자금의 블랙홀 중국의 외자유치액(실제 집행 기준)이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15일 중국이 올들어 11월 말까지 531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며 이는 전년 동기보다 1.9% 감소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 산하 무역연구원의 리위스 부원장은 "올해 전체적으로도 외자유치액이 작년과 비슷하거나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에서 한 해 기준으로 외자유치액이 감소하는 것은 지난 99년 전년 대비 11.3% 줄어든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 2003년 세계 1위 외자유치국에 오르고,지난해에는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 외국인 투자 자금의 블랙홀로 떠올랐다.


그러나 중국 내 경쟁 격화로 사업 리스크가 커지는 데다 당국이 외자의 질 제고를 이유로 에너지 다소모 및 오염유발 외자프로젝트의 승인을 잘 내주지 않아 외자 유치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지적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이장규 베이징사무소장은 "외자유치 계약액과 실제 집행액 간의 차이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외국기업이 투자 집행을 주저하는 것은 중국 사업상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난 2001년에는 외자 집행액이 계약액보다 223억달러 적은데 그쳤다. 하지만 올 들어 11월 말까지 집행액이 계약액보다 무려 1141억달러 적은 것으로 나타나 그 차이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올 들어 11월까지 중국이 유치한 외자를 국가별로 보면 홍콩과 버진아일랜드를 제외할 경우 한국이 2위를 기록해 지난해 처음으로 차지했던 1위 자리를 일본에 다시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국무원발전연구센터의 류만핑 연구원은 "일부 과열업종에 대한 긴축 영향"이라며 "외자의 철수도 중화학과 같은 일부 업종에 국한돼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