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콤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톰 크루즈가 내놓은 SF '우주전쟁'은 제작진의 명성에 힘입어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끌었다.


이 영화는 외계인이 지구를 파괴하려는 과정에서 두 아이를 데리고 피난을 떠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 톰 크루즈는 외계인을 물리치는 영웅이 되지는 않지만 자식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믿음직한 아버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하지만 외계인이 등장하기 전에는 그리 바람직한 아버지의 모습이 아니었다.


딸 역할을 맡은 다코타 패닝이 배고프다고 하자 아무거나 시켜 먹으라고 하면서 혼자 잠들어 버린다.


그러자 패닝은 '허머스(Hummus)'라는 건강식품을 시켜 먹는다.


허머스는 이집트와 아랍인들이 즐기는 전채요리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병아리 콩(이집트 콩)'을 주재료로 죽처럼 만든 음식이다.


병아리 콩을 불려 식용 소다를 넣고 요리해 걸쭉한 상태로 만든 뒤 마늘과 소금,레몬 주스,올리브유,고추씨 향미료 등을 추가해 만든다.


아랍인들은 허머스에 빵이나 양고기 케밥 등을 곁들여 먹는다.


나초와 같은 담백한 스낵 등을 찍어 먹기도 한다.


영화에서도 톰 크루즈가 허머스를 먹는 장면이 나오지만 건강식들이 으레 그렇듯 맛없다는 표정이다.


그러나 직접 만든 허머스 요리는 나름대로 먹을 만하다.


이태원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이집트식당 '알리바바(02-790-7754)'는 허머스(4500원)를 주메뉴로 내놓는다.


허머스처럼 병아리 콩으로 만든 튀김류인 '펠라펠'(7000원)도 있다.


고기와 콩을 다져서 크로켓처럼 튀긴 음식이다.


쌀 팥 콩 등 곡물을 삶아 볶은 뒤 토마토 소스와 베이컨을 얹은 코샤리(8000원)까지 먹으면 이집트인들의 주식을 고루 체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