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의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연구성과'를 둘러싼 진위논란이 갈수록 혼란스런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황 교수는 어제 입장발표를 통해 "분명히 줄기세포는 만들었고 줄기세포를 만들 원천기술도 있다"고 강조하면서 "줄기세포 보관과정에서 심각한 오염사고가 발생해 사라졌지만 복구하는데 약 2주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황 교수의 회견 직후 이를 다시 반박하면서 연구성과를 부인하고 나섬으로써 도무지 갈피를 잡기 어려운 혼란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누가 옳든 이번 일로 인해 국민들은 일단 큰 충격에 빠져들었고,그로 인해 야기될 국가적 손실 또한 엄청난 것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고 보면 참으로 불행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아직도 진실이 무엇인지를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가운데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이 서로를 비난하는 진흙탕 싸움으로까지 비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더욱 걱정스럽다. 따라서 이번 사태에 대해 성급하게 예단하거나 황 교수의 연구성과 모두를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지금은 연구성과의 진위를 가리는 것이 급선무다. 서울대가 다음 주부터 본격 조사에 착수키로 한 만큼 냉정하게 그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황 교수의 연구과정이나 논문의 사이언스지(誌) 게재 과정에서 상당한 오류와 허점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그에 대한 신뢰가 크게 손상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결국 한점의 의구심도 남기지 않는 완벽하고 치밀한 검증과 조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민적 의혹을 완전히 씻기 어려운 국면으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더구나 처음 난자 채취를 둘러싼 윤리논란이 벌어져 그가 궁지에 몰렸을 때 자발적인 난자기증모임까지 만들어 성원을 보낸 국민들과,그의 연구성과에 기대를 걸고 애정을 아끼지 않았던 수많은 난치병 환자들의 입장에서 정말 안타까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따라서 지금은 무엇보다 철저한 검증을 통한 사실확인이 우선이다. 황 교수 본인도 "백의종군의 자세로 연구결과를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조사팀은 모든 과학적 방법으로 엄밀하고 투명한 검증절차를 밟아 지금까지 제기된 모든 의혹을 소상히 밝혀내고 오류의 범위와 책임소재를 규명해,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공개함으로써 오해와 불신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검증에 황 교수측은 물론 미즈메디병원측도 적극 협력해 최대한 신속한 진상 규명이 이뤄지도록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동안 줄기세포 연구성과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면서 파문이 이처럼 커진 데는 황 교수측의 불투명한 해명도 한몫 해왔음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솔직히 아직도 국민 대다수는 그의 진실성과 연구성과를 믿고 싶어 한다. 이들을 더 이상 좌절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사태로 인해 우리 과학계가 위축(萎縮)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황우석 파문'의 충격을 딛고 우리 과학계 발전을 위한 건강성 회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 의혹도 우리 내부에서 제기되고 스스로 검증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 과학계의 자정능력을 입증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오류에도 불구하고 황 교수의 연구성과가 우리 생명과학 발전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난치병 환자들을 위한 줄기세포 연구가 중단되지 않고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