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면접 必敗法‥박경미 <휴잇어소시엇츠 한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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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미 < 휴잇어소시엇츠 한국 대표 kris.park@hewitt.com >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브랜드 파워를 떨치며 성공을 하고 있는 유명 외국 기업의 인사부서장을 만나보면 하나같이 좋은 사람 뽑기가 너무 어렵다고 말한다.
사회적으로 취업난이 극심한 문제가 되고 있지만 정작 필요한 사람을 뽑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나도 많은 시간을 채용에 할애하면서 몇가지 귀중한 경험을 하였다.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입사 지원자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을 파악할 수 있을까? 나는 아마 단지 면접에 실패하였으나 아까운 인재였을지도 모를 지원자를 놓쳤을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이런 사람은 면접에 실패할 수 있다'라는 주제로 써 보겠다.
우선 자기만의 가치관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 잘 모르고,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도 잘 모른다.
그래서 입사 후에도 늘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쓸데없는 불만을 갖기 쉽다.
이런 사람은 대부분 이 회사가 유명하고 좋은 회사이니 무조건 입사하고 싶고 시켜만 준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한다.
요즘 이런 사람은 채용 면접에서 호감을 사기 어렵다.
솔직하지 않은 사람도 십중팔구 면접에서 실패할 수 있다.
조금 틀리더라도 자신의 남다른 의견을 솔직히 말하면 소신 있어 보이고 자신감도 있어 보이련만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쉽다.
특히 자신의 약점에 대해,실패했던 경험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태도는 면접관의 신뢰감을 얻기에 충분하다.
면접관은 대부분의 경우 지원자보다 경험이 많은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단답형으로 대답하고,최대한 말을 아끼는 지원자도 적지 않다.
"서클 활동으로 밴드 활동을 했군요?"라고 질문을 하면 "네" 라고 대답하고 입을 다문다.
밴드 활동을 하게 된 배경이나 개인적인 성향,그리고 어떤 것을 성취했는지 조리 있게 말할 수도 있으련만…. 또 대부분의 경우 면접관은 지원자의 말하는 요령이나 전개 방식을 보려고 하는데, 면접관은 이럴 경우 답답하게 느낀다.
어떤 이는 너무 준비를 많이 해서(?) 어떤 질문을 해도 준비된 듯한 정답을 서슴없이 매끄럽게 말한다.
이들의 특징은 단 5초라도 생각에 잠기는 법이 없다.
질문의 종류에 따라서,만약 잠시라도 생각에 잠기는 후보자라면 오히려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드물지만 준비가 안된 지원자도 있다.
자신이 지원한 회사의 사업과 기업 문화에 대해 파악하지 못한 사람인데,이런 사람은 면접관을 화나게 할 수도 있다.
요즘은 인터넷이 있으니 조금만 정성을 들이면 회사에 대해 조사하기란 어렵지 않으련만….
소수의 필요한 사람만을 그때 그때 채용하는 외국 기업의 경우 면접의 결과는 점수의 높고 낮음이 문제가 아니라,'예' 혹은 '아니오'로 당락을 결정한다.
인생의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자기 자신에 대해 다시 한번 잘 생각을 정리해 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