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값싼 가격을 내세우며 최근 2년 새 급성장한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이 '자연주의'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올해 천연식물성 원료와 허브 등을 사용한 자연주의 화장품 시장은 지난해 2000억원대에서 올해 3000억∼3500억원대 규모로 커졌다.


1조5000억∼1조8000억원대로 추산되는 화장품 시판시장(백화점·방문판매를 제외한 전문점·마트·브랜드숍 시장)의 20% 안팎을 차지하는 규모다.


최근엔 '더페이스샵''더바디샵''스킨푸드''스위스퓨어' 등 기존 자연주의 브랜드숍 시장에 화장품 업계 1위인 태평양까지 가세했다.


지난 16일 태평양이 서울 명동에 '유러피안 허브 코스메틱'을 표방하는 '이니스프리 허브 스테이션' 1호점을 열면서 명동은 그야말로 자연주의 브랜드숍 간의 최대 격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자연주의'를 둘러싼 업체들 간 마케팅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태평양은 내년 100개의 가맹점 모집을 목표로 매달 신상품을 20∼30개씩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또 두 달마다 매장 인테리어와 포스터 등 광고물을 바꾸고 신상품과 연계한 프로모션을 다각도로 펼친다는 방침이다.


마케팅 비용도 내년엔 올해의 두 배 이상으로 늘려잡았다.


스킨푸드의 경우 내년 1월 말∼2월께 전속 모델인 성유리를 내세워 봄 신상품 광고를 내보내는 것은 물론 드라마 PPL(간접광고)을 적극 검토 중이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성유리가 여주인공으로 발탁돼 내년 3월께 방영 예정인 KBS 드라마 '봄의 왈츠'를 포함해 각종 드라마 PPL을 검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자연주의 시장이 이처럼 확대된 데는 더페이스샵과 스킨푸드의 힘이 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더페이스샵은 올해 작년 매출액(공급가 기준 615억원)의 두 배를 훨씬 웃도는 1600억원대 매출액을 바라보고 있다.


출범 1년밖에 안 된 스킨푸드의 올해 예상 매출액(소비자가 기준)은 450억원이다.


두 업체만 따져봐도 올 한해 1000억원을 훨씬 웃도는 신규 수요가 창출된 셈.


더페이스샵측은 "합리적인 가격의 브랜드숍 화장품이 불황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 데다 '웰빙'붐에 힘입어 자연주의 브랜드숍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 같다"며 "그러나 자연주의 시장도 차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내년엔 올해보다 낮은 10% 정도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