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지 타임의 '2005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부부는 없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전 재산의 절반을 흔히 쾌척했다.


두 사람의 이름을 딴 세계 최대 자선기금인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게이츠 부부가 출연한 기금은 288억달러.30조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돈이다.



재단은 이 돈으로 백신보급 등 세계의 공중위생을 개선하는데 가장 심혈을 쏟고 있다.이 재단은 지난 2000년 1월 기존의 '게이츠학습재단'과 '윌리암 게이츠재단'이 통합하면서 출범했다.


게이츠 회장 부부가 출연한 기금만으로 운영된다.


이달 현재까지 만들어진 기금은 288억달러.게이츠 회장 부부의 전 재산(약 600억달러)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당연히 세계에서 가장 큰 자선재단이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본부가 있으며 250명이 일하고 있다.


재단에서 중점을 두는 분야는 크게 네 가지.건강(보건위생)사업과 교육사업,도서관사업 및 시애틀이 위치한 워싱턴주 등 북서태평양지역 지원사업 등이 그것이다.


이 중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분야가 건강사업.지금까지 재단에서 투자한 99억4900만달러 중 58.7%인 58억3500만달러가 여기에 들어갔다.


또 10억달러로 역사상 규모가 가장 큰 장학펀드를 설립하는 등 교육사업에도 26억2300만달러를 투입했다.


아울러 1만1000개의 도서관에 컴퓨터와 인터넷을 설치하는 등 도서관 사업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주간지 '뉴요커'는 지난 10월24일자에서 '게이츠는 과연 아프리카를 구할 수 있을까'라는 글을 표지기사로 실었다.


게이츠재단이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프리카에 투자하고 있는 돈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재단은 우선 7억5000만달러의 백신기금을 조성했다.


이 돈은 각종 백신 개발과 후진국의 보건환경 개선을 지원하는 데 쓰이고 있다.


또 국제에이즈백신 개발을 위해 1억2650만달러를 내놓았다.


말라리아백신 개발을 위해서도 별도의 펀드를 만들었다.


이런 노력의 상당부분은 아프리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벌써부터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태어난 지 5살이 못돼 죽던 유아가 20%에 달하던 모잠비크의 경우 재단의 도움으로 각종 백신을 접종해 유아사망률을 크게 낮췄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50만명 이상에 달하는 아프리카의 질병 사망자수는 매년 15%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빌 게이츠는 체계적인 자선활동에는 관심이 덜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98년 어느날 신문에서 '세계에서 발생하는 질병의 90%가 아프리카 등에서 발생하고 있으나 이들 나라가 갖추고 있는 보건 자원은 10%를 넘지 않는다'는 기사를 보고 본격적인 자선사업에 나서게 됐다고 한다.


단순히 돈만 투자하는 게 아니라 주말마다 관련서적을 읽으며 재단의 전략을 짜고 관련 회의에도 참석하는 등 질병 퇴치에 누구보다 열심히 나서고 있다.


자신의 세 자녀에게 1000만달러만 물려주고 나머지 재산은 자선사업에 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