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에 국내기업 10곳 중 3곳은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영세 업체들의 사정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채비율이 90% 수준까지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는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투자는 여전히 미미해 기업들이 돈은 있어도 투자를 꺼리는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은행이 증권거래법에 의해 분기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1518개 기업(금융·지주회사,9월 결산법인 제외)을 대상으로 조사해 19일 발표한 '3분기 기업경영분석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10곳 중 3곳 적자경영 조사대상 기업의 3분기 매출액경상이익률(경상이익/매출액)은 8.4%로 전 분기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부문별로는 수출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졌다. 제조업체 중 수출 비중이 50%가 넘는 수출제조업체의 매출액경상이익률은 2분기 7.2%에서 3분기 7.7%로 높아졌다. 이는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데다 3분기 중 평균 원·달러 환율도 1029원2전으로 2분기(1008원)보다 2.1%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제조업의 매출액경상이익률은 2분기 중 7.6%에서 3분기에는 8.7%로 크게 높아졌다. 반면 수출 비중이 50% 미만인 내수제조업체의 매출액경상이익률은 8.9%로 2분기(10.6%)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업체별 수익성 분포구조도 악화됐다. 조사대상 기업 중 매출액경상이익률이 0% 미만인 적자기업들의 비중은 32.2%로 2분기(27.9%)보다 크게 높아졌다. 적자기업 비중은 2003년 3분기에 35.1%로 정점을 기록한 직후 크게 낮아졌으나 최근 들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 대기업들의 실적 호전이 하위 기업들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차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돈 있어도 투자 안한다 기업재무구조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말 기업들의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은 90.2%로 2분기 말(93.0%)보다 소폭 낮아졌다. 부채비율은 2002년 말 138.1%,2003년 말 105.5%,2004년 말 94.2% 등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반면 기업들의 투자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총 자산 대비 유형자산 비율은 지난 3분기 말 40.9%로 전 분기(41.2%)보다 하락했다. 총 자산 대비 유형자산 비율은 2002년 말 44.8%,2003년 말 42.9%,2004년 말 41.5%,올해 9월 말 40.9% 등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이 외환위기 이후 재무구조 안정에만 치중해 적극적인 투자보다는 부채상환에만 급급하기 때문"이라며 "투자 부진이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미래 성장성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