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우산장수인 큰아들과 짚신장수인 작은 아들을 둔 할머니가 있었다.


날이 개면 큰 아들의 우산이 안 팔릴까 걱정하고 비가 오면 작은 아들의 짚신이 안 팔려 걱정이다.


그러다 보니 비가 오든,날이 개든 걱정이 끊일 날이 없다.


하지만 우산과 짚신을 같이 팔면 어떨까? 비가 오면 짚신이 안 팔리는 대신 우산이 잘 팔릴 것이고,날이 개면 우산판매에서 나온 손실을 짚신판매가 보충해줄 것이다.


이제 할머니는 항상 웃으며 지낼 수 있다.


이 일화는 '포트폴리오'(분산투자)의 힘을 대변한다.


철저한 위험관리는 재테크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관건이며 포트폴리오는 위험관리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미래의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위험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도모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분산투자가 위험을 줄여주는 대신 수익성을 낮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잘못된 상식이다.


예컨대 당신은 주식 예금 부동산 펀드 등 네 가지 자산에 100만원씩 나눠 분산투자해 1년 후 각각 -11%,4%,8%,9%의 수익률을 거뒀다고 치자.


당신은 주식을 통해 11%의 손해를 봤다.


이익을 본 자산의 수익률도 4~9% 수준.네 가지 자산의 평균 수익률은 2.5%에 불과하다.


이 결과 1년 후 당신의 자산은 410만원으로 불과 10만원이 늘었다.


변변치 못한 성적표다.


당신은 차라리 손쉽게 연 4%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정기예금에 '올인'하지 않은 것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향후 각 자산의 수익률에 변화가 없다고 가정할 경우 10년 후를 비교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분산투자했을 경우 총 자산은 636만원으로 불어나는 반면 예금에 올인했을 경우엔 592만원에 그친다.


포트폴리오는 부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오히려 돈이 없는 사람일수록 더욱 필요한 투자기법이다.


그나마 푼돈이라도 날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키워가기 위해선 말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