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온 일본에서 '10년의 황금기'를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기업들의 이익증가와 설비투자 확대로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내년 실질경제성장률은 2% 안팎으로 예상되고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도 연일 상승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일본게이단렌은 기업들의 수익이 늘어나자 1993년부터 유지해온 임금동결지침을 철폐, 내년에 자율적인 임금인상까지 권고했다. 일본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도 최근 발간한 단행본 '철저 예측 2006'에서 '황금의 10년이 올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지속되는 경기 회복,2만엔을 돌파할 주가,높아지는 기업경쟁력 등을 집중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을 초래했던 설비 채무 인력 등 3대요소의 과잉이 해소되고 고질병이었던 금융회사들의 불량 채권 처리가 마무리돼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마련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감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정부의 재정지출 없이도 민간 주도로 경기 회복이 가능한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차기 일본 게이단렌 회장으로 내정된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사장도 "21세기 들어서도 경쟁력의 원천인 제조업들이 세계 최고의 품질과 생산성을 갖고 있다"는 자심감을 밝혔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도요타자동차는 내년에 906만대의 자동차를 생산,GM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등극하겠다는 '2006년 사업계획'을 20일 발표했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증시에 부는 훈풍도 계속돼 1만5600엔을 돌파한 닛케이평균주가가 내년에 1만7000엔을 넘어서고 2008년엔 대망의 2만엔 선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전히 제로(0) 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중앙은행도 내년 상반기 중 디플레 종식을 선언,금융완화정책을 포기할 방침을 시사했다. 고이즈미 내각이 역점을 두고 있는 공무원 수 감축 및 재정 건전화를 통한 작은 정부,우정사업 민영화를 바탕으로 한 강력한 구조개혁 등도 민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그러나 누적 재정적자(800조~1000조엔),인구 감소,미국과 중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이 황금의 10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