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야, 경찰서야?" 광주 광산경찰서에 들어서면 누구라도 이런 느낌이 들게 된다. 널찍한 사무공간과 깔끔하게 정돈된 책상, 밝은 조명 등 일반 사무실과 다른 점을 별로 느낄 수 없어서다. 벽은 밝고 따뜻한 하얀색으로 칠해져 있고 다른 부서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가 유리 칸막이를 통해 훤히 보인다. 광산경찰서는 경찰청이 올 들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뉴오피스(new office) 운동의 시범관서. 고객인 민원인을 최우선으로,그리고 내부고객인 경찰관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역점을 두고 새로운 사무공간을 만들었다. 고객과 회사의 가치를 동시에 극대화하는 '블루오션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민원인 대기실에 들어서면 편안한 의자와 함께 모든 부서가 한 눈에 들어온다. 민원인이 방문하고자 하는 부서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칸막이 높이를 예전의 180cm에서 120cm로 확 낮춘 덕이다. 특히 수사과와 형사과,교통사고 조사계 등의 부서가 넓다. 이들 부서가 넓은 이유는 무엇일까. 민원인들이 가장 많이 방문해서다. 뉴오피스 운동의 외부 전문가로 참여한 조현미 부천대 교수(실내건축과)는 "근무인원 수로 사무실 면적을 단순히 배정하던 관행을 탈피해 대민접촉이 많은 수사부서의 사용면적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뉴오피스' 운동 덕분에 광산경찰서의 고객만족도는 수직상승했다. 지난 10월 조사에서 광산경찰서 고객만족도는 76%로 전국 평균인 55.7%(지난 5월 조사)를 크게 웃돌았다. 광산경찰서 김덕산 경무계장은 "고객 만족도가 급상승한 원인은 민원인 1인당 사용면적을 확대하고 쾌적한 환경을 통해 방문객들의 심리적 안정감을 높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찰 뉴오피스 사업'은 광산경찰서 외에 경기도 여주 금사지구대와 서울 양천경찰서에서도 추진되고 있다. 박대식 경감(경찰청 혁신기획단)은 "민원인과 피의자의 사용공간을 분리해 피의자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고 민원인의 이용 편리성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뉴오피스 운동을 업무프로세스재설계(BPR)와 6시그마 등과 연계해 종합적인 혁신체계를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희철 한경 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ksk3007@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