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와 올해 미즈메디병원과 한나산부인과에서 1200개가량의 난자를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노 이사장은 "2004년 논문의 경우 21명에게서 채취된 430개 난자 가운데 성숙란 313개가 연구에 사용됐고 2005년 논문에는 65명에게서 채취한 700여개의 난자가 황 교수팀에 제공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사실을 지난 16일 열릴 예정이었던 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서 요구한 난자기증 자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파악했다고 말했다. 황 교수팀의 올해 사이언스 논문에는 11개의 줄기세포를 얻기 위해 모두 185개의 난자를 사용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노 이사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황 교수팀은 논문에서 밝힌 난자수보다 3배가량 많은 난자를 사용한 셈이 된다. 황 교수팀의 올해 논문이 주목받은 이유는 환자 맞춤형 복제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보다 적은 수의 난자로 얻어냈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사용된 난자 수가 많을수록 논문의 가치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노 이사장이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에서는 "지금까지 모두 20여명의 난자 기증자로부터 난자를 채취했다. 하지만 자세한 난자 숫자는 기억하지 못하겠다"고 밝힌 만큼 그의 주장을 전적으로 믿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설사 그가 말한 수치대로 난자가 공급됐다 하더라도 이들이 모두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사용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복제배아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선 신선한 난자가 필요한데 공급된 난자 가운데 이 같은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 포함됐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새로 밝혀진 난자채취 과정에서 생명윤리법 위반행위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필요할 경우 황 교수팀이 사용한 난자의 규모와 채취의 적법성 등에 대한 조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