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기술이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지상파DMB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유럽의 '디지털 오디오 방송(DAB)'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한국형 모바일TV 기술.기존의 라디오 주파수와 방송장비를 그대로 이용하는 장점을 갖고 있어 세계 각국에서 지상파DMB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상파DMB는 국제표준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상파DMB는 지난해 12월 각국의 디지털 라디오 사업자들의 단체인 월드DAB포럼에서 표준규격으로 공식 채택됐다. 지난 7월에는 유럽전기통신표준화기구(ETSI)가 지상파DMB를 기술표준으로 승인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R)이 권고표준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맨먼저 지상파DMB를 채택한 곳은 독일 바이에른주 방송위원회(BLM)다. BLM은 내년 1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레겐스부르크에서 실험방송을 한다. 현재 장비와 단말기를 테스트하고 있다. 내년 6월엔 뮌헨에서 지상파DMB로 월드컵 경기를 시범 서비스할 예정이다. 독일에서는 BLM 외에도 네트워크 사업자인 T시스템즈가 월드컵 대회 기간에 경기가 열리는 12개 시에서 지상파DMB를 시범 서비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T시스템즈에 지상파DMB폰을 공급키로 계약을 맺어 유럽 수출 길을 열었다. 김준상 정보통신부 방송위성과장은 "바이에른주는 유럽연합(EU)의 자금 지원을 받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주변국 국경에서 실험방송을 하는 '범 EU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며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지상파DMB가 유럽에 널리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통신사업자 VDL과 TV방송사 TF1은 파리에서 한국의 지상파DMB와 핀란드 노키아의 모바일TV 기술 DVB-H를 동시에 시험하고 있다. VDL은 기존의 라디오 주파수와 방송장비를 사용할 수 있고 단말기 보급이 수월한 지상파DMB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DMB는 영국에서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통신업체인 브리티시텔레콤(BT)과 방송사업자인 오렌지 BBC 등은 내년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간 런던에서 지상파DMB 실험방송을 할 예정이다. 이들 역시 지상파DMB와 DVB-H를 비교하는 테스트를 하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중국이 DMB 도입에 적극적이다. 베이징에 있는 방송사 웨룽은 내년 1월 2개의 비디오 채널로 지상파DMB 실험방송을 시작한다. 상하이에서는 SMG그룹과 동방명주가 지상파DMB 서비스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광둥에서는 광저우TV방송국 중심의 남방미디어그룹과 포산라디오방송국이 지상파DMB 도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주지역에서는 멕시코 정부가 최근 라디오 방송사인 GRC(그룹 라디오 센토)를 DMB 실험방송 주관사업자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GRC는 실험방송용 주파수를 확보,내년 상반기 중 DMB 실험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