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블루오션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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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이 블루오션전략을 국내에 소개,전파해온 지가 며칠 후면 만 2년이 된다. 창시자들이 낸 같은 이름의 책이 세계적인 경영서가 되면서 올 한 해는 나라 전체가 푸른색 물결로 휘감길 정도가 돼 보람도 컸다.
블루오션전략을 전파하기 시작하면서 한경 가치혁신연구소가 예상한 것 가운데 완전히 빗나간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블루오션전략은 기술혁신이 아니라 아직 만족되지 않은 가치를 찾는 가치혁신이 주류인 만큼 주로 기획,마케팅,전략부서 등 '인문계' 쪽에는 잘 먹히겠지만 연구개발(R&D)이나 생산 등 '이공계' 쪽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었다.
또 블루오션전략이 때에 따라선 회사의 기존 비즈니스를 완전히 바꾸는 결단을 불러오는 큰 변화인 만큼 여력이 있는 대기업은 쉽게 받아들이겠지만 중소ㆍ중견기업은 도입에 소극적일지 모른다고 판단했다.
이 두 가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빗나간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반대의 결과로 나타났다. 이공계통 비즈니스맨들이 마치 새로운 발견을 맞은 듯 반가워하고 달려든 반면 책상물림들 가운데 상당수는 심드렁해했다. 또 중소ㆍ중견기업들이 수년간 찾아헤맨 돌파구를 마침내 발견한 듯 열광한 반면 대기업 쪽 사람들은 경영진들의 높은 의지와는 달리 건조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제 와서 보면 이유는 명확하다. 연구개발을 하는 사람들을 예로 들면 블루오션전략이 그들의 연구개발 방향을 제대로 잡는데 새로운 빛을 준 셈이었다. 시장이 원하는,그것도 지금은 고객이 아닌 사람들(비고객)의 움직임에서 새로운 시장의 싹을 찾아야 한다는 전략방향 제시에 연구원들은 기술혁신의 노력 위에 가치만 제대로 찾으면 세계적인 히트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중소기업의 경우도 블루오션전략을 통해 이제까지 자신들이 한계로 여겼던 규모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적인 블루오션을 개척한 사례,예를 들면 월마트나 델컴퓨터의 창업사례에서 보듯 자본과 기술축적 없이도 충분히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문제는 인문계통이나 대기업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이유가 '잘 알아서'가 아니라 고정관념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정말 비판적으로 블루오션전략을 연구하고 고민한 뒤 내린 결론이 아니라 경영이론이란 것이 으레 유행을 타는 것이고 블루오션전략도 그런 유행의 하나일 뿐이라고 보고 마음과 눈의 문을 닫은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많은 기업과 조직,자영업자들이 블루오션전략을 선택해 온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성과를 내면서 내년에는 우리 산업계의 지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올 것이 분명하다. 블루오션전략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무엇인가 큰 변화에 절실한 사람들의 에너지가 블루오션전략이라는 도구를 통해 성과로 빛을 낼 것이란 얘기다.
한경의 '블루오션 2006'은 이들이 쏟아내는 새 시장 개척 사례를 제대로 소개하는 일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새 시장 창조 사례가 너무나 많아 눈코뜰 새 없이 바빠지는 2006년이 되기를 충심으로 기대해 본다.
한경 가치혁신연구소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