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익 현대상선 사장(52)이 남몰래 닦아온 색소폰과 중국어 실력으로 사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노 사장은 이달 초 현대그룹 지인들과 가끔 찾는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색소폰으로 최성수의 '동행' '오 대니 보이' 등 3곡을 잇따라 연주했다.


이날 밤 술자리는 해외 주재원 등 100여명이 모여 내년도 사업 전략을 토론하는 '2006년도 경영전략회의'가 열린 첫날 저녁 회식에 이어 2차로 마련된 것.노 사장은 임직원들과 식사한 뒤 중역 10여명을 그가 애지중지하는 색소폰이 보관돼 있는 카페로 이끌었다.


"그저 초보적인 수준이겠거니 했는데…." 사장의 실력에 적잖이 놀란 중역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한 임원은 전했다.


이날 노 사장의 연주 이후 사내엔 "사장 색소폰 실력이 보통이 아니더라"는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노 사장이 처음 색소폰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1년 말.그 해 7월 현대캐피탈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 현대상선 사장에 취임하기까지 1년2개월간 '놀면서' 색소폰 연주와 난 치기에 몰입했다고 한다.


그는 "처음엔 퉁소를 불었는데 왠지 나하고는 맞지 않았어요. 그래서 색소폰으로 바꿨는데 괜찮더라고요"라고 말했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하원만 현대백화점 사장과 함께 경쟁하면서 색소폰을 연습했다.


노 사장은 중국어 실력도 수준급이다.


지난해 2월부터 사내 중국어 강좌를 수강하기 시작한 노 사장은 초기엔 일반 직원들과 함께,요즘은 임원 5명과 함께 매주 두 번 아침에 1시간씩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요즘은 통상적인 회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향상됐다는 게 중국 출장에 동행한 직원들의 설명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중국 사업 비중이 갈수록 커지면서 영어만 해서는 부족하다는 게 사장의 생각인 것 같다"며 "사장의 참여로 사내에 중국어를 공부하는 임직원들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