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병술년(丙戌年) 개띠해를 맞아 사람과 가장 친한 동물인 개의 상징과 의미를 살펴보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국민민속박물관에서 21일 개막된 '우리의 오랜 친구,개' 특별전이다. 내년 2월 말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열두 띠를 상징하는 십이지(十二支)와 벽사신앙,일상 생활 등에서 개가 인간과 어떻게 어울리며 살았으며 민속 문화에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살펴본다. '십이지'와 관련해서 개는 서북서 방향과 오후 7~9시를 상징한다. 따라서 신라시대 이후 무덤의 호석(護石)이나 부장품 등에서 개는 다른 십이지 동물과 함께 단골로 등장한다. 때문에 이번 전시에서는 십이지가 새겨진 뼈항아리와 별전,해시계,방위판 등 시간과 방향 관련 유물을 통해 개가 어떤 상징으로 쓰였는지 보여주는 유물이 다수 전시됐다. 개는 잡귀와 액운을 물리쳐 집안의 행복을 지켜주는 벽사의 동물로도 여겨졌다. 통일신라 때는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의 의미로 무덤둘레에 개 모양을 장식했다. 또 액을 막기 위해 대문이나 광문에 붙이는 문배도(門排圖)와 휴대용 부적 등으로 그리기도 했다. 부장품으로 사용된 '개모양토우 장식고배'와 '개모양토우'를 비롯해 동경,부적판 등이 벽사와 관련된 유물로 출품됐다. 또 목에 검은 방울을 달고 눈을 세 개 지닌 개를 그린 신구도(神狗圖)도 눈길을 끈다. 일상생활과 관련한 개의 모습은 다양한 생활용구와 그림 등에서 발견된다. 조선후기 화가인 안중식의 '오동견월도(梧桐犬月圖)'는 오동나무 아래 개 한마리가 보름달을 향해 짖는 모습을 그린 그림. 장승업의 '쌍구도(雙狗圖)'를 비롯한 '개와 가족 풍속도''사냥개' 등의 그림과 '개그림이 있는 화로''개모양 손잡이 도장' 등 다양한 일상생활의 유물이 선보이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