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주식 공급 늘리자] (上) 현황과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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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주 품귀 현상'으로 증시의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연기금과 사모펀드 활성화,퇴직연금제 도입 등으로 주식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살 만한 주식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신규 상장과 증자가 줄어들고 있으며 기업들이 자사주를 뭉텅이로 사들여 유통물량도 급감추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은 장기적으로 시장 안정성을 해칠 것이라며 적절한 우량주식 공급 확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3년간 공급·유통물량 70조원 감소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이후 올 9월 말까지 상장사(코스닥시장 포함)의 자본금은 30조9637억원 감소했다.
상장폐지 기준 강화와 구조조정에 따른 감자,이익소각 등으로 주식수가 줄어든 데다 기업들의 설비투자 부진과 저금리 기조에 따른 대출 선호로 신규상장이나 유상증자가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1999년 39조원에 달했던 기업들의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 규모도 2003년 9조4000억원에서 2004년 6조5000억원,올 들어 11월까지 4조원으로 꾸준히 줄었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올해 신규 상장된 기업은 10개인 반면 상장폐지 기업은 20개에 달한다.
유통물량도 급감하고 있다.
2003년 이후 지난 9월 말까지 자사주 취득과 외국인 순매수로 인한 유통물량 감소분은 40조원에 이른다.
특히 올해는 자사주 취득에 투입된 자금이 4조4671억원으로 사상 처음 자금조달액을 앞질렀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의 유통주식 비율은 2001년 9월 37%에서 지난해 말 26%,11월 말 현재 24%로 하락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30위권의 유통주식 비율은 20.7%에 불과하다.
유통주식 비율은 전체 상장주식수에서 대주주와 특수관계인,5% 이상 소유 주주,자사주 및 외국인 지분을 제외한 실제 유통되는 상장주식수의 비율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99년 이후 단 한 번도 증자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2003년 이후 7조697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해 유통 가능한 주식수를 더욱 줄여 놓았다.
SK텔레콤과 국민은행 등도 각각 1조3777억원,1조2275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했다.
◆경제규모 맞게 증시 덩치 키워야
우리나라 증시는 경제규모에 비해서도 덩치가 너무 작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본화율(시가총액/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말 현재 57%로 미국의 139%,영국의 134%,홍콩의 523%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본화율이 낮은 이유는 시장이 저평가돼 있고 우량기업들의 상장이 안 됐기 때문"이라며 "두 가지 모두 우리 증시의 해결과제"라고 말했다.
증시의 볼륨이 작아 외부충격에 민감,시장 저평가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옥치장 증권선물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우량주 공급을 통해 주식시장 수급이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만 주가의 과도한 등락을 막을 수 있다"며 "한국 증시가 선진 증시로 성장하고 한국이 동북아 금융허브가 되려면 증시 규모를 지금보다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