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신호제지 임시주총을 통해 구성된 새 경영진이 1주일이 지나도록 서울 본사에 출근을 못하는 등 신호제지의 경영권 분규가 여전히 해결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아람파이낸셜서비스 관계자는 21일 "최우식 대표이사(국일제지 대표) 등 새 경영진이 주총 이후 서울 양재동에 있는 신호제지 본사로 출근하려 했으나 김종곤 대표 등 기존 경영진에 의해 저지당해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호제지 일부 노조에서는 주인이 바뀌었으니 기존 경영진을 몰아내자고 했으나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사태는 피하고자 하는 새 경영진의 뜻에 따라 노조를 만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호제지 기존 경영진측 관계자는 "소수 주주의 의견을 전혀 개진할 수 없는 가운데 개최된 임시주총은 무효며 이를 통해 선임된 경영진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김 대표 등 기존 경영진과 13일 별도의 주총을 통해 선임돼 법원등기까지 마친 신규 이사들이 회사에 출근해 업무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경영은 주총 전과 다를 바 없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새 경영진측은 이처럼 선임된 후에도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장악하지 못하자 김 대표와 기존 경영진측 신규 등기이사 6명의 직무를 정지시켜달라는 신청서를 지난 19일 수원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맞서 김 대표측도 고문변호사와 법무법인을 소송대리인으로 내세워 적극 응소한다는 방침이다. 아람파이낸셜서비스 관계자는 "이번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의가 22일 열린다"며 "법원도 두 명의 대표이사가 대립하는 상황이 회사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어 조속히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르면 29일쯤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라며 "직무정지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곧바로 실질적인 업무에 들어가 공백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월 국일제지가 1대주주로 올라선 뒤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면서 시작된 신호제지의 경영권 분쟁은 임시주총에서 국일제지측이 새로운 경영진으로 선임돼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김 대표 등 기존 경영진은 이에 불복,임시주총을 무효라고 선언하고 별도로 등기 이사를 선임했다. 이로써 당초 임시주총을 통해 진정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 신호제지의 경영권 다툼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