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미디어 빅뱅] (3) '손안의 TV' DMB..TV 안방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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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K씨는 최근 큰맘 먹고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을 시청할 수 있는 휴대폰을 샀다.
퇴근이 늦거나 부서 회식이라도 있는 날엔 저녁 뉴스도,인기 드라마도 볼 수 없기 때문이었다.
요즘엔 퇴근길에 버스 안에서 TV를 보곤 한다.
주말에 야외로 나갈 때는 네살짜리와 일곱살짜리 두 아들에게 휴대폰을 넘긴다.
K씨는 "차만 타면 싸우던 애들이 머리를 맞대고 DMB를 보느라고 싸우질 않아 좋다"고 말했다.
K씨의 경우처럼 '손 안의 TV' 또는 '달리는 TV'로 불리는 DMB는 우리 생활에 일대 혁명을 가져오고 있다.
DMB의 등장에 대해 "흑백 TV,컬러 TV,디지털화에 이은 제4의 TV혁명"(정연주 방송협회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TV가 안방을 벗어나 거리로,사무실로,차 안으로 나가니 손과 발은 물론 날개까지 단 셈이 됐다.
◆한국발 모바일TV 혁명
DMB는 달리는 차에서도 TV를 시청할 수 있는 모바일TV 서비스.지난 5월 TU미디어가 위성을 통해 전파를 발사하는 위성DMB 본방송을 시작했고,지난 1일엔 KBS MBC SBS 등이 지상 송신탑에서 전파를 쏘는 지상파DMB 본방송을 시작했다.
지상파DMB 본방송은 세계적으로 한국이 처음이다.
위성DMB 상용화도 휴대폰으로 시청하는 방식으론 세계 최초다.
DMB로는 드라마 음악 스포츠 게임 교육 등의 채널을 골라서 시청할 수 있다.
또 디지털 방송이어서 양방향 데이터방송이 가능하다.
아직은 초기단계라서 콘텐츠가 다양하지 않지만 앞으로 주식 날씨 교통 등의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게 된다.
지상파DMB 서비스는 지금은 서울 수도권에서만 가능하나 점차 전국으로 확산될 예정이다.
◆유통·콘텐츠 확 달라진다
DMB폰이 널리 보급되면 누구든지 이동 중에도 TV를 시청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유통업,콘텐츠 시장 등에 큰 변화가 생겨난다.
DMB폰으로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곧바로 주문을 하는 M커머스 또는 T커머스가 보편화된다.
동영상 콘텐츠도 달라진다.
개인이나 특정 범주의 사람들을 타깃으로 하는 광고가 가능해진다.
5~10분짜리 짧은 동영상이 많이 등장하고 돌발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엽기적인 내용이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시청자가 직접 만든 동영상도 자주 볼 수 있게 된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 산업기술그룹장은 "5년 안에 누구든지 모바일TV를 즐기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유통 광고 콘텐츠 등 소비자와 접하는 분야가 먼저 변하고 이어 생산부문까지 바뀌는 등 생활과 산업의 순차적인 혁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산업의 금맥'을 찾았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DMB는 한국이 개발한 기술이란 점에서 우리가 큰 금맥을 찾은 셈"이라면서 "10년·20년 먹거리를 DMB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DMB폰이 빠르게 확산돼 2008년쯤엔 전체 휴대폰의 70~8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세계 모바일TV 시장이 2010년에 355억달러(1억2577만대)로 커지고 한국이 약 40%인 140억달러(4954만대)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2010년까지 DMB의 생산유발효과가 12조1932억원,고용창출효과가 8만7599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위성DMB는 가입자들로부터 한 달에 1만3000원을 받지만 지상파DMB는 무료이다.
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로서는 무료 방송인 지상파DMB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하고 지상파DMB 사업자들은 돈을 벌 수 있는 수익 모델을 찾아야 한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