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 정부에 대북 경제 지원을 줄일 것을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이 22일 워싱턴 발로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한·미 관계 소식통을 인용, 로버트 죌릭 미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 20일 방미 중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미국은 현재 유럽연합(EU)의 협조를 받아 달러화 위조 등 불법 행위를 통해 발생한 수익이 북한 지도부 및 군부로 흘러들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소개하고 한국의 대북 지원이 미국의 이 같은 노력을 허사로 만들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죌릭 부장관은 한국이 북한에 도움을 주는 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게 만들려는 국제 사회의 노력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북 지원을 줄일 것을 요구했다. 죌릭 부장관은 개성 공업단지에서 생산된 수출품도 북한제인 만큼 받아주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 장관에게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개성공단 생산 제품을 남북 공동의 '코리아제'로 분류해 미국에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통일부는 대변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전면 부인했다. 통일부는 "정 장관이 20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죌릭 부장관을 함께 면담한 것은 사실이나 죌릭 부장관이 이 같은 내용을 언급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