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광주광역시와 전남·북,충청지역 등에 내린 사상 최악의 폭설로 호남 및 서해안고속도로 전북지역 구간이 사실상 전면 통제돼 차량 1000여대가 고속도로에 고립돼 운전자 등이 밤새 추위와 배고픔에 떨었다. 이 지역 800여개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제설작업을 하던 공무원이 비닐하우스에 깔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 항공기 운항이 잇달아 중단됐다. 이날 전북 정읍에는 오후 10시까지 54cm의 눈이 쌓이는 등 시간당 최고 6∼7cm의 폭설이 쏟아졌다. 호남지역에는 22일에도 눈이 최고 30cm 더 내리는 데다 강추위까지 몰아칠 것으로 보여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고속도로 하행선 일부 구간에 차량 1000여대가 고립되는 등 지난해 3월 경부고속도로에서의 악몽이 재연됐다. 한국도로공사 호남지역본부에 따르면 폭설로 호남고속도로 전북 정읍시 호남터널~전남 장성 백양사 IC 사이 6km 구간에 차량 1000여대가 오후 2시부터 고립됐다. 고립상황이 밤 12시를 넘기며 장기화돼 탑승자들은 추위와 배고픔에 떨며 공포의 시간을 보냈다. 일부 차량은 연료가 떨어지면서 시동도 제대로 켜지 못한 채 휴대폰 등으로 구호를 요청하기도 했다. 또 일부 노약자와 어린이들이 탈수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구급차도 오지 못하는 상황이라 발만 동동 굴렸다. ○…폭설이 계속되면서 휴교령도 잇따르고 있다. 광주와 전남·북지역 일부 초·중·고교가 수업을 중단했고 22일에는 관내 679개 학교가 임시 휴교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전남도교육청은 이날 초·중·고교 학교장에게 22일 휴교를 적극 검토하도록 지시해 광주는 273개,전남은 221개 학교가 임시 휴교할 예정이다. 전북도 정읍과 김제 등 10개 시·군지역 초·중·고교 185개 학교가 임시휴교하기로 했으며 제주 지역 초·중·고교 23곳도 휴교한다. 전남대도 이례적인 폭설로 인해 학생들의 등교가 어렵다고 보고 22일 하루 동계계절학기 강좌를 휴강하기로 했다. 충남도교육청도 21일 일부 학교가 휴교한 데 이어 22일에도 상당수가 휴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설작업을 벌이던 공무원이 무너져내린 비닐하우스에 깔려 숨졌다. 21일 전북 부안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부안군 상서면 통정리 농업기술센터 육묘농장의 하우스가 무너지면서 제설작업을 하던 공무원 이승희씨(48·6급)가 하우스 철제에 깔렸다. 이씨는 인근 부안성모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심폐 소생술 등 응급 치료를 받았으나 오후 10시께 숨을 거뒀다. ○… 폭설과 강풍으로 인해 서울과 지방을 잇는 항공편도 무더기 결항됐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40분 출발하려던 대한항공 KE1201편을 비롯해 김포~제주 71편,김포~광주 14편,김포~여수 10편,김포~목포 2편,김포~울산 4편,김포~포항 2편,김포~대구 2편,김포~김해 6편 등 모두 111편이 결항됐다. 제주지방에도 대설·강풍·풍랑경보가 발효되면서 항공편이 모두 결항되고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으며 석축이 붕괴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김수찬·김철수·박동휘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