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테크 A to Z] (16) PB고객 클럽에 가입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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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래동에 사는 주부 김모씨(45세)는 요즘 "나도 부자고객"이라는 생각에 흐뭇해하고 있다.
부유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프라이빗 뱅킹(PB:Private Banking)' 클럽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석달여 전 여러 은행에 분산했던 예금과 펀드상품을 기업은행으로 몰았던 결과였다.
그는 기업은행이 3개월 예치금 평잔 5000만원 이상인 고객에게 PB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여러 은행에 흩어져 있던 금융상품을 기업은행으로 몰아 평잔 5000만원의 조건을 충족시킨 것.김씨는 최근 지점을 방문해 우아하게 장식된 VIP룸에서 PB(프라이빗뱅커)로부터 예금 펀드 보험 등 종합적인 재무관리 상담을 받았다.
◆5000만~1억원으로 PB센터 노크를
최근 들어 김씨처럼 은행의 PB고객으로 등록해 '특별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극소수 부유층을 상대로 하는 PB영업이 중산층으로 파고들고 있어서다.
과거 금융사의 PB고객 대상은 예치금액 3억~10억원 이상인 거액 자산가들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우수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당수 금융사가 PB고객 대상 범위를 평균 1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기업은행,농협 등은 5000만원 이상으로 PB서비스 대상 범위를 넓혔다.
이른바 보급형 PB서비스에 나선 것이다.
이대복 기업은행 PB영업부 팀장은 "최근 은행들이 PB고객 요건을 완화하고 있어 비록 금융자산 규모가 작더라도 여러 은행에 분산돼 있는 돈을 한 은행에 몰아 덩치를 키우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가령 3개 은행에 3000만원씩 나눠져 있는 예금 및 펀드를 한 은행으로 집중시키면 PB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된다는 얘기다.
기업은행은 현재 전국에서 115개의 PB지점 '윈 클래스(Win Class)'를 운영 중이다.
농협도 현재 20여개의 PB영업점을 두고 있으며 5000만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
PB영업의 선두주자인 하나은행 신한은행 삼성증권 등도 종전 5억~10억원 이상의 부유층에 국한하지 않고 1억원 이상 고객까지 PB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화재 교보생명 대한생명 등도 부유층 고객 서비스에 적극적이다.
◆1 대 1 종합 자산관리 컨설팅도 받아
PB고객이 되면 '대접'이 확 달라진다.
예치 금액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PB전문점포(PB센터)나 일반지점의 PB고객 전담 창구(VIP룸,PB코너 등)에서 우아하고 한가롭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이 같은 외형 서비스는 기본이며 PB고객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은 전문가로부터 '1 대 1 종합 자산관리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조우석 국민은행 재테크 팀장은 "금융환경의 급변으로 수많은 금융상품이 쏟아지면서 일반 고객들은 자신의 니즈에 맞은 상품을 고르기가 점차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성공적인 재테크를 위해서는 전문가로부터 충분한 상담과 컨설팅을 받는 게 필수적인데,PB고객이 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PB고객이 되면 자산관리서비스뿐 아니라 금전적 혜택도 적지 않다.
은행거래에 뒤따르는 각종 수수료를 할인 또는 면제받을 수 있다.
예금과 대출금리도 우대받는다.
또 급전이 필요할 경우에는 1억원까지 무보증 신용대출도 받을 수 있다.
재테크에 필수적인 세무,법률,부동산투자 등에 관해 전문가들로부터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다.
서춘수 조흥은행 강북PB센터 지점장은 "PB고객들의 상담건수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상속·증여세 및 부동산 관련 세무 상담"이라고 전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