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나 부모님에 관해 곡을 쓴다고 해도 결국에는 사랑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이 없다면 어떤 음악도 메마른 쇳소리에 지나지 않을 테니까요."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이루마는 첫 에세이집 '이루마의 작은 방(명진출판 펴냄)'에서 사랑의 소중함을 거듭 얘기한다. 1집 'Love Scene', 2집 'First Love'를 통해 사랑과 기다림의 의미를 노래했던 그는 이 책에서 "사랑은 식탁 위에 놓인 소금과 설탕 같다"고 표현한다. 항상 똑같은 양으로 유지할 수 없으므로 한쪽이 더 많거나 적을 때가 있다는 차이를 알게 됐을 때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조금 더 맞춰줘야 하는 것처럼. 드라마 '겨울연가''여름향기'에서 애틋한 선율로 가슴을 적셔줬던 그는 자신의 유년기부터 런던에서의 유학생활,덩치 큰 외국 아이들에게 따돌림 당하던 이야기,가슴 아픈 사랑과 이별,한국에서 음반을 내기까지의 과정,시골 숲속에 작은 음악학교를 세우고 싶은 소망을 30여 꼭지의 글로 엮어낸다. 그가 그린 피아노 그림,악보 이미지도 담겨 있다. '무엇을 이루다'라는 뜻의 순한글 이름을 가진 그는 다섯 살 때부터 누나들 어깨너머로 배우기 시작한 피아노 건반을 오르내리며 한국이 낳은 최고의 젊은 감성 아티스트로 사랑받는 꿈을 이루어냈다. 그는 앞으로 런던과 서울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는 틈틈이 영화,애니메이션,드라마 음악 등에서도 색다르고 깊이있는 연주곡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한다. 230쪽,98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