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가 '왕자'의 원군에 힘을 얻을 수 있을까. 세계 5위 부호이자 금융업계 거물인 알 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소니 주식에 관심을 나타내면서 소니 주가가 크게 뛰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알 왈리드 왕자는 사우디 리야드에서 니혼게이자이 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카를로스 곤이 닛산을 부활시킨 것처럼 소니의 새 CEO가 된 하워드 스트링거가 소니를 회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니는 높은 브랜드 파워와 세계적 강점을 갖고 있지만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고 언급,소니 주식을 매입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 보도로 소니 주가는 지난 22일 도쿄 증시에서 2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5.2%)을 보이며 4630엔을 기록했다. 리야드 소재 '킹덤 홀딩' 회장인 왈리드 왕자는 그러나 "소니 주가가 바닥을 쳤다고 확신한다면 벌써 주식을 샀겠지만 아직은 소니의 수익과 주가 향방을 연구하는 단계"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블루칩이라도 주가가 싸야 한다"며 주가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볼 심산이다. 올해 소니는 11년 만에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플의 mp3플레이어와 샤프의 평판TV에 밀리고 경쟁 격화로 인한 전자제품 가격 하락에 수익성이 크게 나빠진 때문이다. 왈리드 왕자는 미국의 씨티그룹과 타임워너,뉴스코프 등 브랜드 인지도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을 매입하면서 수십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를 통해 15년 사이에 자산을 14억달러에서 200억달러로 확대하는 '실력'을 보였다. 몬지 소이치로 다이와SB증권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오일머니든 아니든,일본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강세를 띠고 있다"면서 왈리드의 관심도 같은맥락이라고 분석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