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팀의 2005년 사이언스지 논문이 조작(造作)됐다는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중간 발표는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조사위원회는 2005년 논문에 보고된 11개 줄기세포주에 대한 각종 실험 데이터들은 단순한 실수에 의한 오류 차원이 아니라 2개의 줄기세포주에서 얻어진 결과를 11개로 불려서 만들어낸 고의적 조작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다른 논문도 아니고 인류의 난치병 치료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던질 만큼 생명공학의 신기원(新紀元)을 연 것으로까지 평가되던 논문이고 보면 그래도 설마하던 국민들이 받은 충격은 훨씬 더할 것이다.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확인된 2개의 줄기세포주는 과연 환자맞춤형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인지를 DNA 분석을 통해 검증하고 있고 아울러 황 교수팀의 2004년 사이언스지 논문과 복제개 스너피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도 동시에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2개의 줄기세포주만이라도 진짜이고 다른 연구성과들은 문제가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겠지만 이런 기대마저 물거품이 되면 그 후유증은 정말 상상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아직 조사위원회의 최종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소재와 징계조치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보지만 중간 조사결과만으로도 황 교수팀은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정직성과 엄밀성을 생명으로 하는 것이 바로 과학이고 보면 그 어떤 이유로도 논문조작은 절대 용납(容納)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두번 다시 이런 일이 재발돼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됐는지에 대한 엄정한 분석이 있어야 할 것이고, 과학계는 이를 자정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데 이론이 있을 수 없다. 다만 우리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배아복제 줄기세포 연구 자체가 위축되지나 않을지 그게 걱정스럽다. 논문조작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연구의 필요성마저 매도당해서는 안된다. 한국 생명공학의 발전을 위해서도 그렇고,세계 과학의 발전을 위해서도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