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음식,수면,적절한 운동이 조화되지 않으면 체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예민해지기 쉽고 짜증이 잘 나게 되며 스트레스도 더 늘어나는 악순환이 일어나 몸이 더욱 힘들어지게 된다. 스트레스는 적당하면 몸에 활력소가 되지만 장기화되면 매사에 의욕이 없어지고 식욕이 떨어지며 점심 이후의 식곤증이 깊어진다. 또 늘상 가벼운 현기증을 느끼게 되고 머리가 묵직해져 집중력이 떨어지고 음주 후 설사하거나 찬 음식을 먹은 후엔 복통이 생기게 된다. 이 밖에도 메슥거림,어깨 결림,늦은 오후의 눈 충혈,가슴이 답답하거나 두근거림,안면부 열 치솟음,입이 마르거나 쓴맛을 느낌,뒷목 당김,잠들기 어렵거나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함,대·소변이 시원하지 않음 등이 스트레스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그런데 필자가 진료하며 느낀 것은 체력 저하가 스트레스로 직결된다는 것이다. 다만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 체력이 떨어지는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어떤 게 더 중요한 비율을 차지하느냐가 다를 뿐이다. 결혼을 앞둔 전문직 여성 K양은 얼마 전 몸이 전반적으로 무거운 느낌이 들어 몸을 건강하게 만들겠다고 보약을 복용했다.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한 증상들이 복잡하게 섞여 있는 데도 이를 가벼이 여기고 모친이 지어 준 보약을 복용했다가 몸이 호전되기는커녕 더욱 힘들어져서 필자를 찾아왔다. 먹던 약을 중단시키고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을 제거하는 약을 우선 복용케 했는데 오히려 보약을 복용하기 전보다 훨씬 몸이 가벼워졌다. 피곤 스트레스 과로 등이 겹쳤을 때는 원인을 분별해서 적절한 치료 원칙을 세우는 게 필요함을 입증해 주는 사례다. 진료를 받지 않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보약을 섭취하면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부작용으로 고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약은 열쇠와 자물쇠 같은 것이다. 체질과 몸 상태에 꼭 맞지 않는 약은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기 때문에 체질과 병증에 맞아야 한다. 안보국 국보한의원 원장 www.kookb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