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수 2005년 논문 고의조작] 사용난자도 185개보다 훨씬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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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의 2005년도 사이언스 논문 진위 검증을 하고 있는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23일 중간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환자 맞춤형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는 많아야 2개가 존재하며 나머지는 조작된 것이라고 확인했다.
조사위는 추가 조사를 통해 배아줄기세포 수립 원천기술을 확보했는지도 판정할 계획이다.
◆논문 쓸 때 쓰인 줄기세포는 2개뿐
황 교수팀이 만들었다는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주 11개는 2005년 사이언스 논문 투고 당시인 3월15일에는 2번,3번 줄기세포 등 2개만 존재하고 있었다.
논문에 제시된 나머지 9개의 줄기세포 중 4개는 오염사고로 1월9일에 이미 죽어 버렸다고 하며 2개는 장부상에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전혀 없다.
나머지 3개는 3월9일에 콜로니(세포가 뭉친 덩어리) 상태로 관찰되었으나 논문 제출 시점에는 아직 줄기세포로서의 성질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였다.
◆논문의 각종 데이터 조작 확인
2005년 논문에 보고된 11개의 줄기세포주에 대한 면역 염색 현미경 사진,DNA 지문 분석,테라토마 형성,조직 적합성 분석 등의 근거 데이터들은 모두 2개의 세포주를 사용해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황 교수팀이 줄기세포가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보낸 세포 샘플은 2,3번을 제외한 나머지 9종이 한 환자의 체세포를 2개의 튜브에 담아 의뢰한 것으로 비교 결과가 같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
테라토마(면역성이 없어진 쥐에 세포를 주입해 형성된 기형종)도 5월 논문에는 7개 세포주에서 형성됐다고 보고하고 지난 11월 말 3개로 정정했으나 실제는 2번,3번 등 2종의 줄기세포주에서만 형성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고의적 조작 판단
조사위는 이 같은 사실로 미뤄볼 때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은 단순한 실수에 의한 오류가 아니라 2개의 세포주에서 얻어진 결과를 11개로 불려서 만들어낸 고의적 조작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연구 데이터의 진실성이 과학을 떠받치는 기반이라는 사실을 훼손한 중대한 행위인 것이다.
◆2004년 논문도 조사
조사위는 황 교수가 추가로 확립했다는 세포주들이 과연 환자 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인지를 DNA 분석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논문은 조작됐다 할지라도 줄기세포 수립 기술의 확보 여부와 미래 첨단 의료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해 보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황 교수는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는 대한민국 기술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린다.
국민 여러분들이 이를 확인할 것"이라며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