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는 23일 북한의 미 달러화 위조 의혹과 관련, "(북한이) 단순히 위폐 제조를 중단한다는 약속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우리가 검증 가능한 구체적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조찬 포럼에서 '위폐 제조가 사실이면 미국은 북한의 시인 여부와 관계 없이 제재를 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미국 정부는 지난 10년간 북한의 위폐 제조활동을 조사했고 올해 초 한국에서도 북한산 위폐가 대량 적발됐다"며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북한이 위폐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그러나 최근 범죄정권 발언 파장을 의식한 듯 북한을 직접 자극하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금융 제재나 위폐 문제와 별도로 6자회담을 진행할 것이라는 점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위폐가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는 과학적 판단이 필요한 문제"라며 "말이 신중해야지 (한국 주재) 대사가 이야기할 사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