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기대에 못 미치나 상장 효과엔 만족한다(포스코)." "이 정도의 주가 수준이면 안착했다고 본다(STX팬오션)." 포스코와 STX팬오션이 일본 도쿄 증시와 싱가포르 증시에 주식을 각각 상장한 이후 연말 현지의 주가 성적표를 받아든 표정이다. 22일 현재 기준으로 포스코는 상장일보다 2.84%,STX팬오션은 1.11% 하락했지만 당초 의도한 인지도 제고 등의 상장 효과는 톡톡히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의 현지 주가 흐름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도쿄와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한 케이스이기 때문. 포스코는 국내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원주 350만주를 바탕 삼아 지난달 22일 1400만ADR(해외 주식예탁증서)를 도쿄 증시에 상장했다. 상장일 주가는 5980엔. 이달 19일 주당 5730엔까지 하락했다가 22일 5810엔으로 회복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 경기 부진과 엔화강세 탓에 소폭 떨어졌으나 상장 효과는 크다"고 말했다. 주주 다변화와 일본 현지에서 포스코의 존재를 알리는 데 성공했다는 자평이다. 국내 증시에서 포스코 주식은 외국인 지분율이 70%를 차지했고 이 중 대부분이 미국계였다. 포스코는 이에 따라 미국계가 보유 중인 주식을 사들여 일본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주 구성을 다양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특히 도쿄에서 거래되고 있는 DR는 예상외로 거래량이 많다는 것. 포스코 관계자는 "총발행주식수 중 도쿄에는 4%,미국에는 25%가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면서 "최근 1개월간의 하루평균 거래량을 비교해 보면 일본이 24만1481주,미국이 66만7800주여서 상대적으로 일본 증시 거래량이 많아 더 인기가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도쿄 증시에 상장돼 있는 외국기업 주식 중 포스코 주식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2∼10위 주식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을 모두 합한 규모보다 커 그만큼 일본의 일반 투자자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STX팬오션 주식은 STX그룹이 옛 범양상선을 인수한 직후인 7월14일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시켰다. 팬오션 주식은 포스코와 달리 국내에는 상장돼 있지 않아 직상장 방식으로 6억9000만주를 상장시켰다. 상장일 주가는 0.900싱가포르달러였으나 한때 이보다 15.4% 높은 1.12달러까지 올랐다가 22일 0.890달러로 소폭 밀렸다. STX그룹 관계자는 "싱가포르 증시에서 소비재 업체가 아닌 외국의 해운업체가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 항만부두를 보유한 싱가포르의 산업적 특성을 노려 상장한 취지가 잘 먹혀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골드만삭스는 지난 8월 말 발행한 STX팬오션의 주가전망보고서를 통해 목표주가를 1.40싱가포르달러로 설정하기도 했다. 팬오션이 사선과 용선 운용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건화물 운송시장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어 안정적인 운임 수입이 기대된다는 근거에서였다. STX그룹 관계자는 "팬오션이 싱가포르 증시 상장에 앞서 지난 6월 현지법인도 설립했다"며 "증시에선 투자자들로부터 회사 이미지를 제고하고 현지법인은 실질적인 영업력을 강화하는 양동작전"이라고 설명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