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연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제1금융권의 예·적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잇달아 금리를 올리고 있다. 삼화저축은행은 최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5.5%에서 5.8%로 인상했다. 솔로몬저축은행도 지난 11월 말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연 5.5%에서 5.7%로 올렸다. 신민저축은행 진흥저축은행 영풍저축은행 부산솔로몬저축은행 등도 가장 높은 금리인 5.7%를 제시하고 있다. 현재 시중 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3.9~4.3% 수준인 것에 비하면 저축은행 금리는 2%포인트 가까이 높은 것이다. 서울 소재 한국저축은행도 최근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금리를 각각 0.3%포인트,0.5%포인트 인상,나란히 5.5%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별로 금리 차가 최대 1.7%포인트까지 벌어지므로 상호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www.fsb.or.kr)에서 우량 업체인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의 금리 인상 행진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저축은행의 예금 고객은 여윳돈이 많은 부유층이 대부분이지만,대출 고객은 급전이 필요한 서민이나 자영업자,중소 상공인 비중이 높다. 예금금리 인상은 대출 금리 상승의 요인이 된다. 결국 저축은행에 빚을 진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 현재 A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12.5% 정도지만 조만간 0.5~1%포인트가량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이유로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중앙회측에 "금리를 많이 올린 저축은행은 집중 감시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금융감독당국의 감시가 심해지자 저축은행들은 고객들에게 문자메시지로만 금리 인상 소식을 전하는 등 쉬쉬하면서 예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저축은행권의 '고(高) 금리 전쟁'은 이처럼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 시중 은행과 비슷한 금리를 줘서는 도저히 장사를 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의 한 저축은행 사장은 "이 은행은 왜 금리가 낮냐며 돈을 빼가겠다고 항의하는 고객에겐 어쩔 수 없이 금리를 조금씩 더 얹어주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최근엔 주식시장까지 호황이어서 펀드 등으로 빠져나가는 자금이 늘고 있어 저축은행의 금리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업계 전체가 자율적으로 자정 노력을 기울일 때"라며 "자금력이 약한 저축은행들이 무작정 금리를 올리는 출혈 경쟁에 몰두하면 결국 은행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서민 금융회사다.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라면 인터넷이나 각종 언론 보도를 참조해 저축은행의 금융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볼 만하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