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7600억원어치(12월22일 기준)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연간총액으로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3년 만이다.


국내기관들이 주요 매수주체로 부상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상대적 영향력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의 움직임은 시장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내년에도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질 것인지,아니면 다시 한국시장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인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1992년 자본시장 개방 이후 한국증시에서 매수 포지션을 보여왔던 외국인들이 변하고 있다.


특히 한국증시의 대세상승이 본격화된 올초부터 뚜렷한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인 것인지,아니면 추세적인 것인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000년 이후 외국인들의 한국증시에서의 매매에 대한 배경 이해가 필요하다.


지난 2000년 이후 2004년 말까지 외국인은 39조4123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무려 25조284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 역시 19조4969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IMF외환위기 이후 국내투자가들에게 증시는 투기시장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고,대체투자 수단이던 부동산과 채권이 높은 기대수익률을 충족시켜 줬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면서 또다시 무리수를 둘 유인이 없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한국증시는 IMF구조조정으로 많은 부실기업이 우량기업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저평가 메리트로 가득 찬 시장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올해를 기점으로 바뀌고 있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증시의 저평가 국면은 최근 2년여간의 주가 상승을 통해 상당부문 해소되었고,올초부터 본격화된 정부 차원의 외국인 규제 움직임 역시 한국증시의 투자 메리트를 반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은 신규 매수보다는 기존 투자분의 차익실현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진행될 것으로 판단된다.


한때 44% 수준까지 올라갔던 외국인 비중은 최근 40%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궁극적으로는 30%대 중반까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여타 주요 외국증시의 외국인 비중(평균 10~20% 수준)과 비교할 때 아직도 우리증시의 외국인 비중이 월등히 높은 수준임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 정영훈 한화증권 기업분석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