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7600억원어치(12월22일 기준)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연간총액으로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3년 만이다.


국내기관들이 주요 매수주체로 부상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상대적 영향력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의 움직임은 시장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내년에도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질 것인지,아니면 다시 한국시장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인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2003년과 2004년 총 24조원을 한국 증시에 쏟아부은 외국인이 올해는 3조원 가까이 내다팔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44%를 넘어섰던 외국인 주식보유 비중은 40%로 떨어졌다.


외국인들은 과거 낮은 지수대에서 주식을 차곡차곡 사들였기 때문에 코스피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과 맞물려 차익실현 욕구가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외국인 주식보유 비중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보다 월등히 높다.


장기적으로 우리 나라가 개발도상국을 지나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수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저금리 환경이 이어진다면 선진국처럼 기관 비중은 증가하고,외국인 비중은 점진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 관련 펀드로 해외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고,내년도 상반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돼 글로벌 유동성은 비달러화 표시자산 투자 여부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 재평가 과정이 전개된 한국 증시는 예전 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되기 때문에 '투자 매력' 측면에서 낮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년도 국내 기업들의 안정적인 이익 성장세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배당수익률,그리고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익 등을 고려할 때 외국인들이 빠른 속도로 한국 투자 비중을 줄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특히 세계 정보기술(IT)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국내 내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점도 외국인의 이탈을 막는 요인이 될 것이다.


내년 예상 실적 기준으로 한국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전 세계 이머징마켓 평균보다 낮아 적정가치 평가에 따른 주가 상승세가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외국인들은 내년도 주가 조정기를 이용해 한국 증시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 서정광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