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은 재테크 시장에서 시기에 따라 종목간 희비가 뚜렷하게 엇갈리는 시기였다.


연초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초고층 재건축 추진 소식으로 촉발된 부동산값 상승세는 정부의 '8·31부동산시장 안정대책' 발표로 한풀 꺾였다.


반면 주식시장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비웃기라도 하듯 하반기 이후 사상 최고가 행진을 거듭하며 투자자들을 설레게 했다.


채권 투자자들은 하반기에 있었던 금리인상의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렇다면 2006년의 재테크 환경은 어떤 식으로 움직일까.


상당수 전문가들은 "2006년 역시 2005년의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주식시장이 전반적인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부동산과 채권시장은 비교적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 2006 재테크 외부변수들


전통적인 '돈흐름'의 가장 큰 변수는 금리다.


금리는 내년에 0.5%안팎의 완만한 상승세를 탈것으로 보인다.


미국시장의 금리인상 행렬 등 국내금리에 인상압력 요인이 작용하고 있어서다.


"초저금리 시대 끝났다"는 말은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다.


그러나 초저금리시대가 갔다고해도 소비자들이 피부로 실감하기에는 그 정도가 약하다.


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금리상승이 2006년 재테크에 변수이기는 하지만 돈의 흐름을 충격적으로 돌리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돈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다른 외부변수는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정책이다.


정도에 차이는 있을지 모르겠지만,부동산 전문가들은 8·31 후속대책의 파급효과에 따른 부동산시장 침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상반기에는 세금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소유자들의 매물이 몰려 침체강도가 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부동산 매수세 실종으로 대략 5%안팎의 가격하락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식시장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역시 관심거리.


특히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기 시작할 때 그동안 시장 상승을 주도해 왔던 적립식 펀드 가입자들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주식


2005년은 수익률만 놓고 봤을 때 단연 주식의 해였다.


종합주가지수 기준 주식시장은 연간 50%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서울지역 아파트는 8·31대책 이전까지 평균 10.1% 상승했다.


2006년 역시 전반적인 부동산시장의 안정세 속에 주식시장이 최고의 투자대상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짧은 시간 안에 상승폭이 워낙 컸다는 점을 제외하면 여전히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여력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상승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근거로 △가계 자산구조의 변화 △경기 회복에 따른 기업 수익성 개선 △대체 투자상품의 부진을 제시한다.


때문에 주식시장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에 대해 답하는 것은 2006년 재테크 전략을 짜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고려요인이다.


현재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증시 상승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데는 이견을 달지 않는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외국계 증권사와 국내 기관투자가 3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이 전망하는 2006년도 종합주가지수의 평균치는 1492에 달했다.


증권사의 속성상 매년 초에는 긍정론이 대세를 이루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소한 한국증시의 장기 박스권이었던 500~1000을 확실히 벗어났다는 데 이견을 다는 이는 별로 없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대우증권은 코스피 지수 전망치를 1550으로 예상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내수와 수출의 균형 잡힌 성장 속에서 내년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5.1%에 달해 한국 증시가 재평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1050~1450을 점쳤다.


미국 금리인상 종결, 국제유가의 하향안정, 달러가치 하락 반전 등의 호재로 꼽힌다.


우리투자증권의 시각도 긍정적이다.


최고점으로 1460을 불렀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2001년부터 시작된 10년 확장주기에 놓여 있다"며 "앞으로 7년간 연 14%씩 초과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장기낙관론까지 펼쳤다.


◆ 부동산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단 8·31대책의 여파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부동산 수요를 위축시키는 양상을 전망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납부대상이 기존 9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 적용되면서 세금부담이 현실화되면 수요위축과 함께 다주택자들이 물량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주택자들의 매도행렬은 시장의 매물증가로 이어져 아파트가격 하락을 유도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은 하향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상반기를 지나면서 가격 조정이 끝나면 실수요자들의 본격적인 아파트 매수세 전환으로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강남 아파트가격은 급격한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그렇다고 폭락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외환은행 WM센터 정연호 팀장은 "강남의 핵심 아파트값은 추가 하락없이 현재의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하향 안정세 속에 8.31대책 이후 틈새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상가투자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같은 상가 상품이라고 하더라도 옥석을 가려야 하는 건 필수.


특히 대형 택지개발지구 내 상업용지, 근린상가 투자는 내년도 부동산 투자상품 가운데 몇 안되는 알짜 투자대상으로 꼽힌다.


유영상 상가114 투자전략연구소장은 "활성화된 상권 내 근린상가와 발전, 가능성이 많은 대형 택지개발지구 내 근린상가가 투자하기에 좋아보인다"며 "입지여건이 좋은 근린상가는 점포 활용도가 좋고 상권이 활성화되면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투자유망한 금융상품


올 한해 돌풍을 불러일으켰던 적립식펀드는 내년에도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내년에는 주식형 적립식펀드보다 채권형 적립식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게 일부 재테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흥은행 김은정 재테크팀장은 "조흥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TOPS채권형'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2005년10월1일 가입자의 수익률은 연2.94%,11월1일 가입자는 연5.6%,12월1일은 연11.24%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형 적립식펀드도 몇몇 전문가들은 위기를 지적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상품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인은 원금 보존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며 "2005년 주식셩펀드 가입자는 이미 두자릿수 수익률을 올렸기 때문에 원금손실 나기 전까지는 환매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자기도 모르게 빠져 나가는 돈이라 뭉칫돈처럼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며 "주가가 떨어져도 주식을 사들이는 (Buy oO Dip) 문화로 바뀔 것"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대체투자처도 마땅찮다.


은행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연 5%대 이자율로는 투자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없다.


부동산투자도 규제정책으로 묶여있고, 소액투자는 쉽지 않다.


중도환매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조기상환형 개별주식연동 주가연계증권(ELS)도 투자 유망 상품 가운데 하나다.


이밖에 언제든지 가입해야 할 절세 금융상품과 금값 상승의 영향을 받는 골드지수 연동예금 등도 관심상품으로 꼽힌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