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o Z로 풀어본 2005년] 조류독감.김치 파동.블루오션 열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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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Avion Influenza) 조류인플루엔자 ]
조류인플루엔자(AI)로 전 지구촌이 공포에 떨었다.
AI는 주로 조류에 감염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닭과 칠면조 등 가금류에 치명적인 해를 입힌다.
고(高)병원성 AI는 인간에게도 감염돼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지난 9월 말 세계보건기구(WHO)가 AI변종 바이러스가 확산될 경우 최대 1억500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이로 인해 감염 지역 닭과 오리들이 집단 폐사되는 수난을 겪었다.
[ B(Blue Ocean) 블루오션 ]
LG경제연구원은 올해 기업경영의 키워드로 '블루오션'을 선정했다.
블루오션은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의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가 내놓은 기업경영 전략론.수많은 경쟁자들로 우글거리는 '레드오션' 대신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인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는 게 골자다.
블루오션은 올초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출판사에서 같은 제목의 단행본으로 출간되자마자 세계적 베스트셀러로 주목받았다.
[ C(Capital) 수도이전 논란 ]
작년부터 불거진 수도 이전 논란이 명칭을 바꾼 관련법 위헌 시비로 이어지며 갈등을 빚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1월 '행정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사실상 합헌 결정을 내린 셈이다.
이로 인해 충남 연기·공주에 대한 행정도시 건설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돼 이르면 2007년께 기반공사를 위한 첫 삽을 뜨게 됐다.
'청계천 복원 공사'가 마무리돼 수도 서울의 도심도 크게 바뀌었다.
[ D(DMB) DMB 방송 시작 ]
'손 안의 TV'시대가 막을 올렸다.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상용서비스가 시작된 것.세계 최초로 위성DMB에 이어 지상파DMB까지 상용화됐다.
지하철과 버스 등에서 깨끗한 화질의 TV를 볼 수 있게 됐다.
DMB는 IT산업과 미디어산업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상파 DMB는 현재 서울과 수도권에서만 볼 수 있지만 점차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 E(Everland) 금산법 논란 ]
삼성카드가 보유 중인 에버랜드 지분의 적법성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뜨거웠다.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개정 과정에서 삼성카드가 금산법이 만들어진 1997년 3월 이후 보유한도(5%)를 초과해 매입해 보유 중인 지분(25.6%) 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한 법리 논쟁과 감정싸움이 반복됐다.
열린우리당은 보유한도 초과분은 일정 기한내 매각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의결권을 제한하는 게 타당하다고 맞섰다.
[ F(Fund) 적립식펀드 열풍 ]
'한 달에 한 번 주식으로 저축을.' 매달 일정액을 적금 붓듯,적립해 주식에 투자하는 적립식펀드 열풍은 한국의 투자문화를 바꾼 일대 사건으로 평가된다.
매달 수천억원의 돈이 적립식 펀드로 유입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고 주가 상승은 다시 자금을 끌어들이는 유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힘입어 코스피지수는 2월 말 1000선을 넘어선 데 이어 연말까지 사상 최고치 행진을 거듭했다.
[ G(Google) 구글열풍 ]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업 가운데 하나가 구글이다.
1998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의 대학원생들이 공동 설립한 이 회사는 단숨에 세계 최고의 검색포털로 도약했다.
2004년 8월 나스닥 상장 후 단 1년2개월 만에 시가총액 1000억달러를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매 분기 순이익도 평균 22%씩 늘었다.
CNN은 이런 구글을 '저거넛(juggernaut·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존재)'으로 표현했다.
[ H(Hurricane) 허리케인 카트리나 ]
지난 8월 말 미국 남부를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사망자 1306명,실종자 6644명이라는 대형 참사를 낳았다.
'재즈의 도시' 뉴올리언스는 물속에 잠겨버렸다.
재난에 늑장 대응한 부시는 '지지도 추락'이라는 유탄을 맞았고 피해지역 흑인들의 불만은 인종갈등의 양상을 띠기도 했다.
초강대국 미국이 내부적으로 얼마나 취약한지를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됐다.
미국 남부 멕시코만 연안에 집중된 정유시설도 큰 타격을 받아 유가가 급등하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 I(Investment) 투자부진 ]
경제를 지탱하는 두 개의 축인 투자와 소비가 부진한 한 해였다.
특히 미래 경제성장을 좌우하는 투자가 살지 않아 경제 전문가들의 우려가 컸다.
설비투자는 1980년대 중반 이후 평균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한국 경제의 고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증가율이 둔화되기 시작해 2003년에는 전년대비 1.2% 감소했으며 지난해에는 고작 3.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부의 경제정책에도 '투자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단골메뉴로 등장했지만 효과는 적었다.
[ J(Japan) 비등한 반일감정 ]
올 한 해 내내 일본은 한국인들의 인내심을 테스트했다.
정초부터 독도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3월에는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칭)의 날' 조례안을 가결,한국인들의 신경을 곤두서게 했다.
양국 네티즌 간 공방도 치열했다.
'사이버 임진왜란'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였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잇따른 신사참배도 한국인들의 반일감정을 자극했다.
교과서 왜곡 논란도 잊을만 하면 어김없이 터져나왔다.
[ K(Kimchi) 중국산 김치파동 ]
'뭘 먹고 살란 말이냐!' 작년엔 '쓰레기 만두'가 식탁을 위협하더니 올해는 '김치'가 사고를 쳤다.
중국산 수입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놀라는 것도 잠깐.국내산 김치도 마찬가지라는 후속 발표엔 전국이 아연실색했다.
김치에 젓가락질이 뜸해지는 바람에 김치 제조업체는 줄도산의 위협에 밤잠을 설쳤다.
직접 김장을 담그려는 주부들이 늘면서 배추와 무값은 폭등했다.
김치파동은 한·중간 통상마찰 우려로 번지기도 했다.
[ L(Lonstar) 해뢰투기자본 논란 ]
지난 4월 론스타코리아 사무실에 국세청 직원들이 들이닥쳤다.
스타타워 빌딩 매각으로 막대한 차익을 남겼지만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게 세무조사의 이유였다.
해외 투기자본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터져 나온 일이라 파장이 컸다.
세무조사 초기엔 론스타가 강하게 반발했다.
외국 언론에서는 "한국이 외국인 투자자를 차별한다"는 협박성 기사가 이어졌다.
결과는 한국 정부의 판정승.
[ M(MBC.MS) ]
올 한해 문화방송(MBC)은 뉴스를 전하는 본연의 임무보다 스스로 특종을 생산하는 일에 주력했다.
성기노출과 PD수첩,공연장 압사사고 등 잊지 못할 사건의 중심엔 항상 MBC가 있었다.
세계 정보기술(IT)업계의 공룡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M'으로 시작하는 사건에서 한자리를 차지했다.
공정위는 동영상 프로그램과 메신저 등을 윈도에 함께 묶어 팔아오던 MS의 관행을 '위법'이라고 최종 결론을 내리고 3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