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그야말로 '주식의 시대'였다.


코스피지수가 1000선을 안정적으로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고,코스닥지수도 연간 상승률이 80%를 넘었다.


올해 주식투자 수익률은 예금 채권 부동산 등 다른 어떤 투자 수단보다 월등히 앞섰다.


적립식 펀드를 중심으로 개인들의 펀드 가입 붐이 확산되면서 간접투자가 본격 자리잡았다.


또 기관들은 펀드의 힘을 바탕으로 외국인을 제치고 국내 증시의 핵심 주도 세력으로 부상했다.


올 한 해 증시를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시리즈로 결산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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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익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


"코스피지수가 1000선에 안착하면서 우리나라 증시도 중장기적인 대세 상승을 이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점이 올 한 해 증시의 가장 큰 수확입니다."


여의도 증권가의 대표적인 논객으로 올초 가장 먼저 대세 상승장을 주창했던 김영익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


그는 연초부터 "올해가 지수 1000선 밑에서 주식을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강세론을 일관되게 펼쳐왔다.


김 센터장은 "과거에도 1000선을 넘어선 적이 세 번이나 있었으나 매번 안착에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역시 우리나라 증시는 안돼'라는 식의 좌절감만 안겨주었다"며 "그러나 올해는 주가가 과거 20년간의 장기 박스권을 돌파해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면서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도 한꺼번에 해소됐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 1000시대 개막의 주역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기업은 물론 경제 전반의 안정 성장 단계 진입이고,다른 하나는 주식투자 문화의 변화다.


김 센터장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기업 수익이 꾸준히 증가했고 경제 전반도 안정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과거 일본 등 선진국 사례를 보더라도 주가는 고성장 때보다는 저성장(안정 성장) 국면에서 더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과거에는 주식시장이 투기적이라는 성격이 강했지만 올 들어 주식도 노후를 대비하는 '투자' 수단이라는 쪽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간접투자 확산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아직도 국내 개인 금융자산 가운데 현금 및 은행 예금 비중이 58%인 반면 주식은 5.5%로 미국(34%) 일본(8.5%) 등에 비해 낮다"며 "안정 성장과 더불어 저금리 추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개인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주식의 시대'를 확신하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주식투자 쪽으로 바꿨다.


그 결과 올해 강세장에서 직접투자로 56%,펀드 투자로 80.5%의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그는 간접투자 확산에 따른 기관화 장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 한 해 동안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2조8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7조2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증시의 주도 세력으로 부상했다.


김 센터장은 "올해는 적립식 펀드 등에 들어온 돈으로 기관이 주식을 샀지만 내년에는 기관이 자기 돈으로 살 것"이라며 "연기금도 채권투자 비중을 줄이고 주식투자를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 주가의 장기 대세 상승은 2010년 전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유로 △경제의 안정 성장에 따른 기업 수익의 지속적 증가 △금융회사 기업 가계의 자산 중 주식 비중 증가에 따른 수급 호전 등을 꼽았다.


김 센터장은 특히 "일본의 1980년대와 미국의 1990년대를 보면 40대 인구 비중이 늘고 금융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가가 장기 상승세를 탔는데,지금 우리나라 인구구조도 그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코스피지수 2000포인트 돌파도 경제의 안정 성장 국면이 확인되는 오는 2007년 말께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내년 2∼3분기에는 미국의 주택가격 하락과 소비 위축,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국내 기업의 일시적 이익 모멘텀 둔화,증시 공급 물량 증가 등으로 조정기를 맞을 것"이라며 "그러나 조정폭은 20% 안팎으로 4분기부터 다시 상승 추세로 복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센터장은 내년 투자전략에 대해 "원화가치가 오르면서 수출보다는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자동차 제약 금융 등 내수업종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올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IT(정보기술) 업종도 내년에는 다른 업종보다 이익 모멘텀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글=정종태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