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자금사정이 호전되면서 코스닥 상장 기업들의 무차입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하반기 들어 실적이 개선되면서 현금 유입이 증가하고 있고 유상증자·사채발행 등으로 자금조달이 원활해졌기 때문이다. 2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초고속인터넷 장비업체인 우전시스텍은 최근 단기 차입금 30억원을 전액 상환했다. 이자비용을 없애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아이즈비전도 최근 우리홈쇼핑 지분 20%를 전량 매각해 912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게 되자 무차입 경영을 선언했다. 디지틀조선도 지난달에 70억원의 금융기관 차입금을 전액 상환하고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 이 밖에 바이오스페이리노공업 케이앤컴퍼니 중앙바이오텍 레이더스컴퍼니 등도 은행권의 단기 차입금이 거의 없거나 올해 전액 상환해 무차입 경영을 해오고 있다. 레이더스컴퍼니 관계자는 "올해 투자 재원을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과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했기 때문에 차입금이 없다"며 "대규모 설비투자를 하지 않는 업체라면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는 굳이 이자를 물어가면서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반기에 자금사정이 호전되면서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단기 차입금을 전액 또는 일부 상환했다고 공시한 업체들은 106개에 달한다. 이들 중 한국토지신탁은 7차례에 걸쳐 1603억원의 부채를 갚았고 한빛아이앤비 하림 등도 올해 300억원 이상의 채무를 상환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