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8:24
수정2006.04.03 08:25
가전왕국 소니 창업자인 고 모리타 아키오 일가의 몰락이 화제다.
도쿄 국세국은 창업자의 장남 모리타 히데오씨(53)가 사장을 맡았던 식품판매회사 레이케이의 탈세 사실을 적발,가산금을 포함해 64억엔을 추징했다고 현지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세무 당국은 레이케이측이 이의를 제기하며 추징금을 내지 않자 회사 소유 건물 등을 차압한 상태다.
모리타 히데오씨는 자신이 100% 출자한 투자회사 '민트'가 자동차 경주(F1) 관련 기업에 돈을 빌려줬다 받을 수 없게 되자 은행 담보로 제공했던 소니 주식을 팔아 은행 대출금을 갚았다. 레이케이는 이를 자회사 정리에 따른 손비로 처리했지만 세무 당국은 별도의 회사에 대한 증여이며 '과세대상 기부금'으로 판정했다.
레이케이는 아이치현에서 대대로 양조장을 경영하던 모리타 일가가 본업을 유지하기 위해 1974년 설립한 회사다.
고 모리타 아키오 회장은 양조장의 15대 후계자였다.
모리타 히데오씨는 1990년대 중반 레이케이 사장으로 취임한 후 니가타현에 500억엔을 투입해 스키장을 건설했으나 손님이 없어 거액의 적자를 냈다.
그는 어려울 때마다 소니 주식을 팔아 사업 적자를 메워왔다.
이에 따라 1995년만 해도 소니의 최대 주주였으나 2003년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모리타 히데오씨는 지난 6월 레이케이 사장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회사를 청산하고 채무정리 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다.
1995년만 해도 소니의 최대 주주였던 모리타 일가는 창업주 사망 후 잇따른 사업 실패로 가업이던 양조업으로 돌아간 셈이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