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미국 월가의 투자회사들이 인터넷 도박업체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사법당국이 인터넷 도박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월가 투자회사들이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 분야에서 큰 수익을 노리고 온라인 도박업체의 지분을 잇따라 사들이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월가 투자회사들은 특히 미 당국의 감독권이 미치지 않는 런던증권거래소(LSE)에 상장된 도박업체들의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투자회사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도박업체는 스포팅베트이다. 피델리티가 이 회사 발행주식의 14.1%를 3억6300만달러에 매입했고 메릴린치와 골드만삭스의 주식 보유액도 각각 1억6400만달러와 1억3700만달러에 이른다. 모건스탠리는 또 다른 인터넷 도박업체인 베트온스포츠의 주식 2560만달러어치를 갖고 있다. 이처럼 투자회사들이 온라인 도박업체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모으는 것은 이 분야가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도박산업 규모는 지난해 83억달러에서 올해는 120억달러로 급성장했다. 모건스탠리의 분석에 따르면 스포팅베트의 경우 포커 사업에서만 매일 53만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미 법무부가 인터넷 도박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가 투자회사들이 온라인 도박업체의 운영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배당을 받는 주주로만 참여하고 있긴 하지만 "불법 사업을 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제재받아야 하기 때문에 투자회사들에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미 공화당 하원의원 밥 굿라테는 "투자회사들이 불법임을 알고도 버젓이 도박업체에 투자하는 것은 미 사법제도를 비웃는 행위"라며 "의회가 이 문제를 조사해야 하고 사법당국이 엄격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