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31 지방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관련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물밑 탐색전을 진행하던 예비 후보들의 행보에 점차 속도가 붙으면서 관련 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선거전략 수립부터 후보자의 선거운동 전반을 책임지는 정치 컨설팅 산업이 급부상해 관심을 끈다. ◆대목 만난 선거 비즈니스 5·31 지방선거는 사상 최대의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출마할 뜻을 가진 예비 후보군들은 줄잡아 3만∼5만명으로 추산된다. 광역·기초단체장 후보자의 경쟁률은 7 대 1 정도로 관측된다. 특히 명예직이던 지방의원은 수천만원의 연봉을 받는 유급직으로 바뀌면서 경쟁률이 10 대 1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내년에 뽑는 단체장은 시·도지사 16명,시장·군수·구청장이 230명이다. 또 광역의원 709명과 기초의원 2888명을 선출한다. 선거관련 업계에서는 지방선거 시장 규모가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조단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선거 출마자를 3만명으로 잡을 경우 이들이 1000만원씩만 써도 3000억원 시장이 형성된다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정치컨설팅 업체를 비롯 정치광고·여론조사 업체 등은 매출이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플래카드 제작 업체,홍보용 확성기·유세차 제작 업체,T셔츠 업체 등의 '반짝 특수'도 예상된다. 정치광고 전문회사인 연우커뮤니케이션 김승용 사장은 "벌써부터 홍보물 제작에 대한 전화문의가 늘고 있다"며 "당내 예선이 본격화되는 1월 중순 이후부터는 정치광고 시장이 크게 활기를 띨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향력 확대되는 정치컨설턴트 특히 선거운동 방식이 전문화·다양화되고 유권자들의 표심이 까다로워지면서 정치컨설턴트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정치컨설팅 업체인 이윈컴의 김능구 사장은 "유권자들의 정치의식이 높아지고,선거가 광역화되면서 선거컨설턴트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정호성 레인보우브릿지 컨설팅 사장은 "선거는 2개월여 동안 100명 이상이 총력을 다하는 사업"이라며 "선거 전문가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정치컨설턴트는 선거전략 수립에서부터 예비후보자 활동,당내 경선,공식선거운동 등 전 과정에서 활약한다. 우선 후보자 심층면접을 통한 개인분석,여론조사 및 지역분석을 통해 선거전략을 세운다. 또 인지도 제고를 위해 표정관리부터 말투,헤어스타일 등 이미지 메이킹 전략과 미디어 홍보전략을 짠다. 이어 선거공약과 슬로건,선거홍보물을 기획·제작하고 전화·인터넷홍보 등을 통해 선거운동을 지원한다. ◆고객 확보전 치열 현재 국내에서는 30여개 정치컨설팅사가 활동 중이다. 그러나 10년 넘게 이 분야를 지켜온 회사는 이윈컴 연우커뮤니케이션 민기획 등 5∼6개사에 불과하다. 특히 선거특수를 노린 신생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돼 '고객 확보전'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명 정치컨설팅 회사와 신생업체의 차별화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윈컴의 김 사장은 "문의는 많지만 효과적인 선거운동 지원을 위해 광역·기초단체장 후보자를 위주로 고객 수를 제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에서 기초단체장 출마를 준비 중인 한 인사는 "3,4개 업체에서 도와주겠다며 찾아온 적이 있다"며 "돈되는 사업이라는 인식 때문에 벌써부터 난립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