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외교 정책 중 최고의 성공은 미국과 인도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견고하게 구축했다는 점이다. 이 같은 동맹 구축은 정치.경제적 이해와 민주주의적 이상,글로벌 비전 등을 서로 공유하는 토대 위에서 만들어져 왔다. 그러나 양국 관계가 최근 몇 년간 의미심장하게 상승 기류를 타고 있는 동안에도 상호간의 불만은 여전히 남아 있다. 맘모한 싱 인도 총리가 지난 7월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그와 부시 대통령은 양국의 번영과 안정된 미래를 가져다 줄 전략적 로드맵 만들기에 전력했다. 싱 총리는 인도 내에서 민간 핵 개발을 군사용 목적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과 확실히 분리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또 민간 핵 개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사 아래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 화답으로 부시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인도의 민간 에너지 수요에 합당하는 미국의 기술 지원을 약속했다. 이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관련 법도 개정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런 양국의 협정에 회의를 품는 사람도 많다. 미국이 실제로 기술과 서비스 등을 이전해 주기 위해 법을 수정해나갈지 의문이라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인도가 전통적으로 비동맹 국가의 위치에서 미국의 외교 정책에 굴복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여기에 더 이상 미국의 핵확산 방지 정책이 실행되기 힘든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인도의 불투명한 이행 여부에 미국이 승인 도장을 성급히 줘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신중론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싱 총리는 의회의 지지가 없으면 이런 약속을 이행하기 어렵다. 다만 그가 즉시 실행할 수 있는 것은 어떻게 핵 개발에 있어 민간용과 군사용으로 분리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세부 청사진을 제공하는 것이다. 만약 양국 간의 이런 서약을 위반하는 어떠한 실수라도 있다면 그것은 둘 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불화를 낳을 것이다. 인도 의회가 이를 방해하지 않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인도는 그에 상응하는 신뢰를 구축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장 양국에 중요한 일은 핵무기 확산을 방지해 나가는 것이다. IAEA의 권고를 무시하고 있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 진행은 인도의 이런 결정을 더욱 중요하게 만들고 있다. 인도가 이란의 핵 개발 추구를 반대하는 투표권을 최근 행사하긴 했지만 이것이 단지 상징적 의미의 일회성 결정이 돼서는 안 된다. 이란이 공언하진 않았지만 명백한 핵 무기 개발 의혹은 이란 근접 지역의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다. 인도와 미국은 지금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점이다. 서로의 발전과 번영을 위한 기회다. 이런 시점에서 양국간에 불신과 오해를 초래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될 것이다. 정리=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 ◇이 글은 전 미국 국방장관이자 전략자문회사 코헨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인 윌리엄 코헨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미국과 인도:회복된 관계(The U.S.and India:A Relationship Restored)'라는 칼럼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