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미 < 휴잇어소시엇츠 한국 대표 kris.park@hewitt.com >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이 매년 그의 휴가기간 동안 모든 외부접촉을 끊고 여행을 떠난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 기간 동안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직원들이 제출한 수많은 보고서를 검토하여 가장 멋진 보고서를 채택하기도 하고, 자신의 다양한 생각을 정리하여 발상의 전환을 가져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업무에 복귀한다고 한다. 그래서 해마다 빌 게이츠의 휴가 후 복귀 시점은 전세계의 소프트웨어 산업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운다고 알려져 있다. 올해는 유난히 바빠 휴가를 제대로 가지 못했다. 즉 일상에서 벗어나 자기성찰을 할 만한 시간을 갖지 못했고,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재충전의 기회도 없었다는 얘기이니 참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래서 연말에는 반드시 휴식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달력을 보니 벌써 마지막 한 주! 황금같이 보내리라 마음 먹었던 2주간의 연말 휴가를 벌써 반이나 써버렸다. 계획대로라면 1년을 반성하고, 남은 이메일들을 정리하는 데 일주일, 새로운 한 해를 계획하는 데 남은 일주일을 써야 하는데… 이제 잎새처럼 남은 5일이 지나면 무척이나 분주했던 2005년도 아듀! 올해는 반성할 것도 있지만 스스로 뿌듯한 일도 많았다. 올 한 해 동안 내가 이룬 게 있다면 내가 맡은 조직의 문화를 한 단계 더 새롭게 정립한 것이다. 리더는 조직 문화의 형체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조직의 문화는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 문화는 한 조직의 실행 능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동안 컨설팅을 하면서 크고 작은 많은 조직과 문화를 경험하였지만,지금 내가 이끌고 있는 휴잇 한국사무소처럼 작지만 강하고 역동적이며 실행력이 뛰어난 조직과 문화가 그리 흔치 않다고 자부한다. 지난 두 달 동안 한경에 게재할 에세이를 쓴 것도 개인적으로 뿌듯하다. 독서는 생각을 풍성하게 하고 글쓰기는 생각을 명료하게 도와준다고 했다. 또 글을 쓰다 보니 주변 사물이 새롭게 다가오고 다른 사람의 글도 더 관심있게 읽게 되었다. 일요일 저녁마다 원고 쓰느라 부담도 되었고, 가끔 바쁜 때는 깜박 잊어버려 한밤중에 쓰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재미도 있었다. 화요일이면 신문을 본 여러 지인들의 전화나 이메일도 또 다른 즐거움을 주었다. 자! 이제 새해는 또 어떤 멋진 그림을 그릴 것인가? 계획했던 것보다 많은 것을 이룬 한 해였지만, 어제의 성취에 도취하여 새 날이 밝아 오는 것을 놓친다면 억울한 일이다. 꽉 찬 한 해를 과감히 덮고, 다시 벅찬 가슴으로 새해를 맞아야겠다. 한 조직의 리더로서,그리고 내 가족의 일원으로, 또한 나 자신으로,새롭고 씩씩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