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주가 상승세를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예고하는 신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6일 '주가와 경기'라는 보고서에서 "주가가 상승하면 일정 시차를 두고 경기도 살아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국은 주가와 경기 간의 관계가 불명확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1980년대 이후 종합주가지수와 경기의 시차 상관 계수를 분석한 결과 두 변수 간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오히려 주가가 3∼12개월의 시차를 두고 경기를 뒤따르는 '후행성(後行性)'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또 과거에는 주가가 1000포인트를 넘어섰을 때 경제성장률이 최소 8% 이상이었으나 올해의 경우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이 3.5%(1∼3분기 평균)에 그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보고서는 최근에는 기업들이 증시에서 조달한 자금을 설비투자보다 주가관리를 위한 자사주 매입과 경영권 방어 등에 사용함에 따라 주가상승이 경기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더욱 약해졌다고 덧붙였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