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국내 슬림폰 시장에서 구겨진 자존심을 되찾았다. 지난 5월 국내에 동시에 출시된 모토로라 '레이저'(MS500)와 삼성전자 '블루투스 슬림폰'(SCH-V740)의 맞대결에서 삼성 'V740'이 지난달 처음으로 월간 판매량에서 레이저를 앞질렀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의 V740은 3만3000여대가 팔려 2만6000여대 판매에 그친 레이저보다 7000여대 많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두 제품의 두께는 14.5mm로 같지만 기능에서 V740이 훨씬 앞선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토로라는 주력 모델인 레이저 판매가 줄고 삼성에 역전당하자 고심하고 있다. 일단 다음 달 '핑크 레이저'를 출시,여성층을 파고들 계획이다. 제품 색상을 다양화해 보겠다는 전략이다. 내년 초 레이저 후속 모델을 내놓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모토로라 레이저와 삼성 V740은 모두 폴더형이다. 최근 본격화된 '슬림폰 싸움 2라운드'는 슬라이드형 위주로 전개되고 있다. 삼성은 역전 기세를 살리기 위해 15.9mm의 '슬림슬라이드폰'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슬림폰 싸움 2라운드에서는 모토로라보다 LG전자가 삼성전자의 경쟁상대로 등장한 형국이다. 한국 시장에 슬라이드형 슬림폰을 내놓지 못한 모토로라는 밀려나는 판세다.


삼성과 LG의 싸움은 치열해지고 있다. LG는 KTF와 LG텔레콤 가입자를 대상으로 14.9mm의 슬라이드 슬림폰 '초콜릿'을 하루 2500대씩 판매하며 삼성을 추격하고 있다. 또 SK텔레콤에도 공급하기 시작하면 하루에 3000대도 돌파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팬택 계열까지 가세하면서 싸움이 커지고 있다. 팬택 계열은 삼성이나 LG보다 먼저 출시한 16.9mm 슬라이드 슬림폰 'PT-K1500'을 앞세워 슬림폰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