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 잠정집계 결과'를 보면 경기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중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인구는 잇단 신도시 건설 등으로 1000만명을 넘어 1925년 인구통계조사 이후 처음으로 서울시 인구를 앞질렀다. 1970년 이후 처음으로 여성인구가 남성인구를 추월하고,핵가족화의 영향으로 가구당 평균 가족 수가 사상 처음으로 3명 밑으로 떨어졌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경기 인구 서울 앞질러 우리나라 인구를 시·도별로 나눠 보면 지난 5년간 인구 순위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가장 큰 변화가 경기도 인구가 서울 인구보다 많아진 것.경기도 인구는 올해 1041만9000명으로 2000년의 898만4000명보다 16.0% 늘었다. 전국 시·도 중에서 가장 높은 인구증가율이다. 반면 서울 인구는 같은 기간 989만5000명에서 979만6000명으로 1.0% 줄어 시·도별 인구 1위 자리를 경기도에 내줬다. 이처럼 서울 인구는 줄고,경기도 인구가 크게 늘어난 것은 용인 파주 김포 등지에 잇따라 신도시가 건설돼 서울 인구가 급속히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 5년 사이 인천 인구가 대구 인구보다 많아졌다. 인천 인구는 247만5000명에서 252만6000명으로 2.1% 증가한 반면,대구 인구는 248만1000명에서 246만2000명으로 0.8% 감소했다. 이로써 인구가 많은 대도시 순위가 5년 전 서울 부산 대구 인천 순에서 서울 부산 인천 대구 순으로 바뀌었다. ◆여자가 남자보다 많아져 성별 인구를 보면 남자는 2362만명,여자는 2363만4000명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1만4000명 많았다. 여자가 남자보다 많은 것은 1970년 조사 때(남자 1522만명,여자 1567만명) 말고는 처음이다. 그렇다고 여초(女超)현상이 본격화된 것은 아니다. "노숙자,상가 거주자 등 조사 누락 인구가 100만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1만4000명이라는 남녀 인구차이는 의미있는 수치가 아니다"(오갑원 통계청장)는 설명이다. 그러나 고령화가 급진전되면서 여성 인구가 남성보다 많아지는 건 당연한 추세라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길기 때문에 노령화 사회가 되면 여성 인구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 데다,최근 남아 선호 경향이 옅어진 것도 '여성인구 우위시대'를 앞당기는 요인이란 지적이다. ◆평균 가구원 수 2.87명 핵가족화의 확산으로 가구당 평균 가족수는 처음 3명 미만으로 감소했다. 이번 조사에서 일반가구 수는 1590만가구이고,일반 가구원은 4057만7000명인 것으로 집계돼 한 가구당 평균 가구원수는 2.87명을 기록한 것.1990년 3.7명이던 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가 2000년 3.1명으로 축소된 데 이어 3명 밑으로 떨어진 셈이다. 한편 '나홀로 가구'인 1인 가구 비중은 2004년말 15.5%에서 2005년 말 17%로 높아진 것으로 통계청은 추정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 < 인구주택총조사는 … > 인구주택총조사는 1925년 이후 5년 주기로 실시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1월1일부터 15일간 실시한 총조사는 17회째다. 이번 조사에는 약 11만명의 인원이 동원됐으며 인구와 주택에 관한 기본적인 조사 외에 저출산·고령화,주거의 질,복지 수준 등을 체크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인터넷 조사방식이 처음 도입되기도 했다. 27일 발표된 '잠정집계 결과'는 조사원들이 제출한 자료를 그냥 그대로 모은 것이다. 여기에는 조사과정에서 누락되거나 중복된 부분이 적지 않아 1인당 국민소득(GNI) 등 공식적인 인구 관련 지표에는 활용되지 않는다. 정확한 수치는 내년 5월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