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중인 자산운용시장에서 외국계 회사들의 점유율이 올해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보험 등에서 시장지배력을 강화 중인 외국사들이 자산운용 분야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피델리티 프랭클린템플턴 맥쿼리 슈로드 알리안츠 푸르덴셜 등 국내에 진출한 18개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의 올해 펀드판매 규모는 69조9540억원으로 전체 설정액 205조9540억원의 34.0%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말 점유율 36.4%보다 2.4%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외국계의 점유율은 2001년 17.4%,2002년 20.7%,2003년 26.0% 등 해마다 급증하다 올해 처음으로 감소했다.


특히 올해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가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하는 등 외국사들의 거센 공세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작년 12월 한국에 진출해 3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피델리티의 펀드설정액은 6270억원으로 점유율이 0.3%에 머물렀다.


높은 지명도와 선진 운용기법으로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이라던 당초 예상이 상당부분 빗나갔다.


또 프랭클린템플턴은 설정규모가 1조307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7000억원 넘게 줄고,점유율도 1.1%에서 0.6%로 낮아졌다.


푸르덴셜자산운용도 작년 말 12조원대이던 펀드판매액이 9조원대로 줄었다.


외국사들의 부진은 수익률 면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수익률 상위 20위권 펀드에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펀드는 하나도 끼지 못했다.


수익률이 떨어지다보니 중요한 판매채널인 은행창구에서의 판매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국사들의 경쟁력을 평가절하하기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자산운용협회 김일선 이사는 "외국사들은 오랜 경험과 분석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수익을 내는 운용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에 급등장에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을 수 있지만,중장기적으로는 상위권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피델리티자산운용 관계자도 "내부적으로는 올해 만족할 만한 성과를 올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kn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