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의 박혜미씨(가명)는 같은 회사의 선배와 3~4년간 동료 이상으로 친하게 지내왔다. 서로 호감은 있었지만 둘 다 사귀는 사람이 있어 감정을 무시하고 좋은 선후배로 지내온 것. 그러나 최근 둘 다 교제하던 사람과 헤어지면서 관계에 변화가 생겼다. 정식으로 사귀자는 말이 오간 적은 없지만 가끔 만나 식사도 하고 영화도 보면서 데이트를 하게 됐다. 이미 스킨십도 상당한 단계에 접어들었다. 문제는 두 사람 모두 정식으로 사귀자는 말을 꺼내지 않는다는 점. 혜미씨는 결혼 적령기이고 보니 사귀게 되면 결혼까지 생각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선배가 남자로서 매력적이긴 하지만 성격도 많이 다르고 조건도 그저 그런 편이라 결혼 상대로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상대도 먼저 연락하는 경우가 드물고 그다지 적극적인 편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코치:님과 선배는 조금 깊은 우정의 관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선배 입장에서 님은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편안하고 스킨십도 즐길 수 있는 좋은 파트너입니다. 여성의 경우 30대 초반은 참 애매하고 불안정한 시기입니다. 20대의 순수와 열정은 사라지고 30대 중반 이후의 노련미와 여유는 아직 부족합니다. 그래서 계산은 하면서도 끊임없이 감정적인 혼란을 겪습니다. 결혼은 현실이라는 것을 알고 사랑 만큼 조건도 따지게 되는 자신이 속물스럽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남녀 관계는 내가 중심이 돼 고민해야지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하나'하는 식으로 상대 중심적으로 생각하면 끝이 없습니다. 그 사람을 놓칠까봐 섣불리 프러포즈했다가는 오히려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상대 중심으로 페이스가 이어지게 됩니다. 남자는 언제든 안을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여자와의 관계에 대해선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먼저 거의 연락을 하지 않는다는 선배의 태도를 보면 두분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은 하지 않는다고 봐야 합니다. 굳이 먼저 고백하거나 정리하는 것보다는 스킨십을 조절하는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님의 심경변화를 암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선배와의 결혼을 생각한다면 자신을 긍정적으로 어필해서 상대방이 님을 결혼상대자로서 생각하게 만드십시오. 일은 똑부러지게 하되 개인적으로는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는 여자,그리고 언제나 내편이 돼주는 심리적인 지지자. 남자는 이런 여자에게 끌립니다. 도움말=최윤정 '좋은만남 선우' 수석 데이트코치 www.datecoach.com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