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2005년 한해를 되돌아보면 한국 재계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혁신(이노베이션·Innovation)'으로 귀착될 것 같다. 정부와 기업, 학교 등 모든 조직에서 혁신이 아니면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강력한 혁신 드라이브를 추진했던 한해였다.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수수께끼를 내 못 맞히면 죽였다는 스핑크스의 전설처럼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화두로 사활을 건 긴박감 속에 생존의 해답을 찾는 데 골몰해 있었다. '혁신'이 바로 공통된 해답이었다. 21세기 기업들에게 '혁신'은 제1의 생존전략이 됐다. 경쟁사보다 한발 앞선 신 경영 도입, 우수인력 발굴 및 양성, 첨단기술 개발 등 창조적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선 뼈를 깎는 '자기 혁신'만이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혁신 성공의 핵심은 '혁신 마인드(Inno-Mind)' 키우기에 있다. '땅'과 '기술'을 한 번 비교해 보자. 땅은 항상 그 자리에 멈춰서 있다. 하지만 기술은 다르다. 서 있거나 앞으로 나아간다. 땅은 그 자리에 있어도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기술은 그 자리에 서 있으면 가치가 추락한다. 멈춰 있는 기술은 얼마 가지 않아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신세로 전락한다. 때문에 기술은 끊임없이 전진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이 기술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이것이 바로 '혁신'이다. 혁신은 기술을 앞으로 전진하게 하는 '엔진'이다. 그러면 엔진의 추진력은 어디서 나올까. 바로 고정관념을 깨는 창의적인 사고에서 비롯된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창의적인 'Inno-Mind'다.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고 창의적인 사고로 경영과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혁신전략을 짜고 ?혁신활동을 벌여 ?혁신성과를 거둘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무한경쟁 체제로 접어들면서 이 3가지 항목 중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는 것이 바로 혁신활동이라는 엔진에 기름을 넣어주는 연구개발(R&D) 투자다. 매출액 대비 5% 이상의 R&D 투자를 하는 기업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앞으로 전진 한다. 그 동안 기업을 평가할 때 주로 수익성과 안정성에 의존했지만 국제경쟁 시대에 접어들면서 R&D 투자비율이 매우 중요한 지표로 떠올랐다. 이 같은 혁신경영의 선두에 있는 중소기업들이 바로 백금나노 염색기법으로 원단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주)이온PT와 차세대 저장장치인 'SSD(Solid State Disk)' 기술을 활용한 'EZ-디스크'를 선보인 (주)그레이프테크놀러지, 생분해성 플라스틱 사무용품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주)그린오아다. 또 통합보안 및 출입통제, 영상감시시스템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최근에는 RFID?USN 사업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주)디앤에스테크놀로지와 광통신의 '기술표준'을 이끄는 신광정보통신도 혁신기업의 반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우량 업체다. 초일류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초일류 기업이 나와야 하고, 초일류 기업이 나오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중소기업들이 있어야 한다. 기초 체력이 약한 사람은 어떤 경기에서도 1등을 차지할 수 없는 것처럼, 경제의 기초랄 수 있는 '강소기업'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혁신적인 사고로 무장하고 글로벌 플레이어를 꿈꾸는 이들,주목받는 성장기업들의 경영 현장을 들여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