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조만간 세종증권 인수를 마무리,총 자산 300조원이 넘는 종합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농협은 세종증권 대주주인 세종캐피탈이 보유한 세종증권 지분 47.68%(1165만주)를 주당 8910원가량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다. 전체 인수대금은 1039억원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수가격은 향후 실사와 본계약 협상을 통해 조정이 이뤄질 수 있으며 최종 확정된 가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농협은 28일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MOU 결과를 보고하고 2~3주간 최종실사를 거쳐 다음 달 중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농협은 세종증권 인수를 사실상 확정함에 따라 은행.보험.증권사를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의 골격을 갖추게 됐다. 농협중앙회의 은행자산만 141조원에 이른다. 은행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와 보험(공제)사업도 영위하고 있으며 자회사로 농협CA투신운용과 농협선물을 두고 있다. 모두 합하면 300조원이 넘는 자산이다.


농협이 증권사 인수를 통해 금융그룹화를 꾀하고 있는 것은 겸업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른 금융사들이 잇따라 은행.증권.보험사 등을 거느린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재편,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는 상황에 적극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농협 관계자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고 대외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증권사를 인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농협은 투자금융사업부와 증권사 간의 연계사업을 통해 투자은행(IB) 업무를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는 농협의 금융그룹화 추진이 전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기은경제연구소 조병선 소장은 "농협이라는 거대 금융사가 탄생하면서 시장에 미치는 타격이 분명히 있겠지만 과연 농협이 금융 부문에서 얼마나 특별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지동현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산업증권이 거대 규모로 출범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았다"며 "규모보다 어떻게 운용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용준·송종현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