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이후 미국 경제는 큰 주기로 다섯 차례 침체기를 겪었다. 70년대 중반,80년대 초반 두 차례,9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에 경기가 후퇴했다. 이때는 예외 없이 2~6분기 전에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 밑으로 떨어진 후 경기 침체기를 맞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항상 경기 침체기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90년대 후반은 예외였다. 1998년 하반기에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지만 이듬해 미국 경제는 4% 이상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시기적으로 보면 90년대 중반까지는 장·단기 금리차와 경기 간의 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 후로는 약화되는 추세다. 90년대 중반까지는 국제화가 상대적으로 덜 진행돼 장·단기 금리가 미국 내 경제 상황을 잘 반영했다. 제조업이 주력 산업이어서 금리의 영향력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 후 글로벌화의 진전과 달러화 강세로 외국 자금이 많이 유입되면서 장·단기 금리와 미국 내 경제 요인 간 상관관계가 다소 약해졌다. 저금리와 정보기술(IT)이 주력 산업으로 부각되면서 금리 영향력이 줄어든 것이 경기와의 관계를 느슨하게 만든 요인이었다. 장·단기 금리 간 역전되는 정도가 클수록 경기가 침체될 확률은 높게 나타났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F 미시킨 등이 장·단기 금리차와 경기침체 확률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차이가 2.4%포인트가 될 경우 경기침체 확률은 90%에 달했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