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표적 시장경제주의자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끝내 사임했다. 푸틴 대통령의 경제통제 정책을 줄곧 강하게 비판하다 27일 사임한 안드레이 일라리오노프 경제보좌관이 주인공. 일라리오노프는 1990년대 초반 가이다르 총리 시절부터 경제자문역으로 일하며 러시아에 자유시장 경제체제 도입을 주도한 인물이다. 98년 외환위기 직전에는 루블화를 대폭 평가절하해야 한다고 주장한 거의 유일한 경제학자였다. 푸틴은 대쪽 같은 그를 높이 평가해 2000년에 대통령 자문역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일라리오노프는 푸틴 집권 1기에 자유주의적이고 현대화된 경제 아젠다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최근 푸틴 대통령이 에너지 금융 등 핵심 산업에 대해 정부 통제를 강화하고 국영화를 시도하면서 일라리오노프의 발언권도 갈수록 줄어들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