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브러더스 등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리스,할부금융 등 국내 여신전문 금융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임에 따라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리먼브러더스는 내년 초 여신 전문 금융회사로 등록할 계획을 세우고 막바지 진출작업을 벌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리먼은 자동차 등 리스 사업보다는 모기지론 등 부동산 관련 대출사업에 주력할 생각인 것으로 안다"며 "당초 올해 말까지 여신전문 금융회사 등록을 마칠 계획이었지만 전산시스템을 리먼 본부의 IT센터와 공유하기로 함에 따라 보안성 심사가 아직 남아 있어 내년 초에나 등록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 의료장비 리스업에 진출한 네덜란드계 데라게란덴도 조만간 여신전문 금융회사로 등록할 예정이다.


데라게란덴은 네덜란드 라보은행(Rabobank)이 전액 출자한 리스회사로 라보은행은 자산 규모 기준으로 전세계 15위권에 드는 거대 금융회사다.


이에 앞서 지난주에는 IT·반도체 설비장비 리스업체인 키이큅먼트파이낸스코리아가 여전업 등록을 마쳤다.


업계에서는 일본계 대부업체의 국내 진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자산 규모 14조6000억원으로 일본 대부업계 3위 업체인 아이풀은 최근 일본 본사 관계자들이 국내 신용평가 회사를 방문,한국 소비자금융 시장의 현황 등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갔다.


대부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풀 관계자 3명이 국내 회계법인 관계자들을 동반하고 신용평가 회사를 방문,한국 소비자금융업계의 현황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갔다"며 "기초 시장조사를 끝내고 본격적인 진출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이처럼 한국의 여신전문 금융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는 것은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이날 발표한 3·4분기 말 기준 13개 할부금융사의 누적 순이익은 5724억원으로,모든 업체가 흑자를 기록했다.


할부금융회사 전체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02년 이후 3년 만이다.


또 3월 결산법인인 18개 리스회사의 상반기(4∼9월) 순이익은 13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5% 증가했다.


다만 생산설비 리스시장에 진출하려는 외국계 금융회사들의 경우 일반 산업기계 리스보다는 IT나 반도체,설비장비 리스 쪽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전체 리스실행액 가운데 산업기계 리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2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하지만 IT나 반도체 경기는 내년 호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한 외국계의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